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불똥이 국내로 튀고 있다.

전 세계로 흘러들어갔던 엔화 자금이 역류하면서 엔화가 강세로 반전,국내에서 엔화로 돈을 빌린 기업과 개인들의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엔화 대출자들에게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경고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로 100엔당 814원대로 상승,한 달 만에 8.5% 올랐다.

엔화로 빌린 돈을 갚아야 하는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한 달 새 8.5%나 늘었다는 얘기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엔화 강세(엔화 환율 하락)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국내 엔화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부터 외화 대출 용도를 국내 설비투자용과 국외 실수요 용도로 제한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존 대출자들은 만기 때 대출 연장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대출이 허용되는 용도 외로 판명될 경우 원화로 대출받아 갚아야 한다"며 "최근 엔화 강세 추세로 인해 상환 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신한 하나 국민 우리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규모는 지난 6월 말 1조663억엔에 달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붐을 타고 국내 은행들이 저리의 엔화자금을 대거 끌어와 대출 세일에 나서 2005년 말 8077억엔이던 이들 5개 은행의 엔화 대출액은 2006년 11월엔 1조2487억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기존 엔화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보내 만기 전에 엔화 대출을 원화 대출로 전환하거나 선물환 매입 등을 통해 환리스크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시중은행 여신기획부 관계자는 "엔고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엔화 대출 고객에게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