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부실 파장은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그 대출을 자산으로 발행한 채권에 대한 평가 및 투자 등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방심과 경제환경 악화가 어우러져 빚어진 사건이다.

미국에선 주택을 살 경우 대부분 최장 만기 30년짜리 돈을 은행이나 모기지전문회사에서 빌린다. 자금위기에 몰린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 같은 회사가 모기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이다. 은행이나 모기지 회사나 고객에게 담보대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들은 주로 우량고객에게 대출한다. 신용이 낮은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모기지 회사는 따로 있다. 브로커가 관련 서류를 다 만들어주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은행과 모기지 회사를 찾아준다.

모기지의 만기는 최장 30년이다.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조합이 일반적이다.'228'이란 말이 있다. 초기 2년은 비교적 싼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나머지 28년은 변동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28년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차입자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적용금리와 대출한도는 신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빌리는 사람의 신용도를 조사하는 기관도 별도로 있다. TRW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대출을 신청한 사람의 은행거래 내역이나 과거 연체여부 등을 파악해 점수를 매긴다. 그 점수가 은행과 모기지 회사가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은행도 차입신청자의 신용도를 파악하지만 TRW 같은 회사의 자료를 토대로 사용한다.

그렇게 해서 나간 모기지는 10조달러를 훌쩍 넘는다. 이 중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들어간 문제의 서브프라임모기지가 12% 수준인 1조1900억달러. 신용도가 좋은 프라임모기지는 6조3700억달러,그 사이에 있는 알트-에이(Alt-A)가 7500억달러 정도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고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 2005년부터 야금야금 올랐다. 당시만 해도 연체율은 10%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6년 12%로 뛰고 지난 1분기 13.77%까지 올랐다.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그럴 경우 돈을 빌려준 은행과 모기지 회사가 담보권을 행사한다. 주택을 압류하는 것이다. 차입률이 2005년만 해도 3% 안팎이었으나 지난 1분기 5.10%까지 올라갔다.

은행과 달리 자금력이 약한 모기지전문회사는 채권증서 등을 담보로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런 증권을 모아 자산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한다. 이 증권에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이 투자한다.

유동화하는 자산에 투자할 때는 S&P 같은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보고 한다. 하지만 신용평가회사들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그렇지만 최악의 시장상황을 예측하지 못한다.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서브프라임 투자에 나섰을 때 경고음을 조기에 울리지 않았다.

금리상승,대출받은 사람들의 연체율 상승,고수익 투자에만 열을 올렸던 펀드,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은 느슨한 신용평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온 '공범'들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