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 "직접 타격 없는데‥서울 증시 너무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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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된 16일 세계 증시의 시세판은 파란색으로 물들었지만 강도는 각국별로 달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의 진원지인 미국시장에서는 전날 다우지수가 1.29%,나스닥지수가 1.61% 하락하는 데 그쳤다.
BNP파리바가 환매 중단을 선언한 프랑스도 0.66%의 약보합을 보였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이날 상하이지수가 2%대 하락을 기록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도 1.99% 빠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이날 공황상태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6.93%,코스닥지수는 10.15%나 급락했다.
이날 한국 증시만 해당되는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확산된 지난 15일 증시가 휴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낙폭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이후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다른 나라 증시와 하락폭을 비교해 봐도 한국 증시의 하락률이 더 두드러진다.
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한국 증시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올 들어 상승폭이 너무 컸던 데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올해 한국의 주식시장은 지난달 25일 2004.22를 기록할 때까지 39.7%나 올랐다.
이는 주요 시장 가운데 중국 상하이지수 등을 제외하곤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두 번째는 신흥시장 중에서 한국시장의 유동성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가 함께 조정을 받는 요즘 같은 시기에 외국인들이 손실 없이 대규모 물량을 털 수 있는 시장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의 경우 개인의 투자 열기가 높고 주식형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를 받아낼 만큼 수급이 탄탄하다.
외국인들은 지난 6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3조원어치를 매도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이 기간에 3.4%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신흥시장 중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고팔기 가장 좋은 시장이 한국"이라며 "털고 나가기 좋은 시장인 만큼 매도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발달된 선물시장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많은 외국인은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선물시장이 가장 발전한 한국에서 선물을 매도한다.
이로 인해 현물 매물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