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 측은 16일 '도곡동 땅 차명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박근혜 후보 측의 공세에 맞서 캠프 주요 인사는 물론이고 이 후보까지 직접 나서 치열한 '백병전'을 벌였다.

소극적인 방어로 일관할 경우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되고,경선 막판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강 대 강'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차대한 경선을 앞두고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분명히 말한다.

도곡동 땅,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후보사퇴론을 펴고 있는 박 후보 측을 겨냥해서도 "후보 사퇴 주장이야말로 가장 저급한 정치공세"라며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9회 말 투아웃까지 온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당원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상적인 투표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 정권의 공작에 편승해서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결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TV 토론 전까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박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박희태·김덕룡 공동 선대위원장도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과 박 후보 측을 맹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검찰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인데 이걸 잃어버리면 소금이 맛을 잃는 것"이라고 비판했고,김 위원장은 "경선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무리 질 것이 뻔하다고 해도 사퇴하라는 것은 경선을 치르지 않겠다는 것인지,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전여옥 부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사퇴론은 철저한 독재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