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금융시장 패닉] 엔캐리 충격에 환율 급등세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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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딜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환율 급등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가 환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원·엔 환율이 단숨에 810원대로 올라서는 등 예측 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신용 경색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연중 고점(951원40전)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뉴욕 증시가 반등할 경우 환율이 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율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
16일 시중은행 외환딜러들은 하루종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3원80전이나 급등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글로벌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엔 환율은 하루 만에 23원이나 급등했다.
지난 7월 초에 비해 70원이나 올랐다.
미국발 신용 경색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달러 사재기가 이날 극성을 부렸다.
외국인은 주식 매도 대금을 달러로 바꾸는 주문을 쏟아냈고 딜러들은 손절매성 원화 매도 물량을 내놓았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불확실성만큼 환율 방향도 예측하기 힘든 장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은 상당기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 2월 말과 3월 초 1차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슈가 불거졌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나쁜 만큼 전 고점인 950원대를 뚫고 올라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의 외국은행 국내 지점에 대한 각종 단기 차입 규제도 달러 품귀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달러 과매도를 해소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려 하는데,달러가 부족한 은행들이 전처럼 쉽게 받아주지 못하고 있다.
구길모 외환은행 차장은 "과거에는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선물환 매도로 달러가 공급돼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엔 시장이 선물환 매도 물량을 제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실물경제 둔화 가능성으로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은 "시장개입할 정도 아니다"
달러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시장에선 한은의 유동성 지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화 유동성을 공급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달러와 원화를 바꾸는 스와프시장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조선업체 등이 선물환 매도를 자제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환율이 상승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선물환을 팔아치우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현물환 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80억~1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며 "이는 오른 환율에도 사고 팔겠다는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외환시장에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 점검 자료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향이 현재까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 등에 국한되고 있으며 콜자금과 회사채 기업어음(CP)시장,대출시장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에는 특별한 이상 조짐이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업 자금 사정에 대해서도 "회사채 스프레드에 큰 변동이 없다"며 "회사채 발행은 원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환율 급등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가 환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원·엔 환율이 단숨에 810원대로 올라서는 등 예측 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신용 경색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연중 고점(951원40전)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뉴욕 증시가 반등할 경우 환율이 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율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
16일 시중은행 외환딜러들은 하루종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3원80전이나 급등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글로벌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엔 환율은 하루 만에 23원이나 급등했다.
지난 7월 초에 비해 70원이나 올랐다.
미국발 신용 경색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달러 사재기가 이날 극성을 부렸다.
외국인은 주식 매도 대금을 달러로 바꾸는 주문을 쏟아냈고 딜러들은 손절매성 원화 매도 물량을 내놓았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불확실성만큼 환율 방향도 예측하기 힘든 장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은 상당기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 2월 말과 3월 초 1차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슈가 불거졌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나쁜 만큼 전 고점인 950원대를 뚫고 올라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의 외국은행 국내 지점에 대한 각종 단기 차입 규제도 달러 품귀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달러 과매도를 해소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려 하는데,달러가 부족한 은행들이 전처럼 쉽게 받아주지 못하고 있다.
구길모 외환은행 차장은 "과거에는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선물환 매도로 달러가 공급돼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엔 시장이 선물환 매도 물량을 제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실물경제 둔화 가능성으로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은 "시장개입할 정도 아니다"
달러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시장에선 한은의 유동성 지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화 유동성을 공급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달러와 원화를 바꾸는 스와프시장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조선업체 등이 선물환 매도를 자제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환율이 상승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선물환을 팔아치우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현물환 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80억~1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며 "이는 오른 환율에도 사고 팔겠다는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외환시장에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 점검 자료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향이 현재까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 등에 국한되고 있으며 콜자금과 회사채 기업어음(CP)시장,대출시장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에는 특별한 이상 조짐이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업 자금 사정에 대해서도 "회사채 스프레드에 큰 변동이 없다"며 "회사채 발행은 원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