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 최악의 날을 하루 넘긴 17일에도 코스피지수는 또다시 급락해 1630선까지 밀려났다.

오후 들어 낙폭이 크게 확대된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왔던 120일 이동평균선인 1657P마저도 뚫리며 시장을 흔들어댔다.

개인이 나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섰고 기관도 나흘째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코스피는 다시 급락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3.91P(3.19%) 떨어진 1638.07P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장중 달성했던 사상 최고치인 2015.48P보다 약 19% 정도 하락한 수치다.

전일 미국증시의 급락세가 멈췄다는 소식에 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짐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전일 1조원이 넘는 매도세에 이어 이날도 88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7월 13일부터 이날까지 하루(9일 563억원 매수)를 제외하고는 연일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까지 내다 팔아야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은 순매수에 열을 올렸다.

기관은 3391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나흘째 '사자'에 나섰고, 개인도 4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4534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강해지는데 반해 기관의 매수세가 따르지 못해 낙폭을 키웠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2396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전일 12% 넘게 하락한 증권주만 1.27% 올랐다.

철강및금속이 7%대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의료정밀과 비금속광물이 5~6% 떨어졌다.

또 건설업과 서비스업이 4%대 내렸고 음식료품, 종이목재, 의약품, 운수장비 등이 3%대 하락했다.

이 밖에 섬유의복, 전기전자, 전기가스, 운수창고, 은행, 보험 등은 2%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1.38% 내린 57만2000원을 기록했으며 포스코는 전일 4%대의 하락세에 이어 이날 8% 넘게 주가가 빠져 이틀 동안 12% 정도 급락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약세를 보였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도 1~2%대 하락했으며 LG필립스LCD(6.74%), 하이닉스(3.42%), LG전자(2.16%) 등 IT주도 내렸다.

신세계와 롯데쇼핑 등도 각각 4.92%, 5.20% 떨어졌다.

하지만 SK에너지는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일보다 0.45% 오른 11만2000원에 마감했다.

그 밖의 종목 가운데는 신성이엔지가 태양전지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9.11%가 오른 4670원을 기록했으며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증권사의 호평을 받은 동양기전도 1.66% 상승했다.

현대페인트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나흘동안 60%가 상승했다.

상한가 6개를 포함해 218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7개를 합해 579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 시장의 약세도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5.59P(2.26%) 내린 673.48P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669.30P까지 하락해 670선을 하회했지만 낙폭을 줄이며 670선에 머물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NHN이 4.65% 내린 14만7800원을 기록했으며 LG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도 3~4%대 하락했다.

메가스터디와 서울반도체는 각각 13.39%와 14.78%의 급락세를 나타냈으며, 하나투어와 키움증권도 4%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성광벤드와 태광은 전일에 이어 이날도 하한가까지 빠지며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포스데이타는 전일 13% 넘는 하락세에서 3일만에 성공하며 7700원에 마감했다.

또 다음과 평산도 각각 1.23%, 0.90% 오르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9억원, 217억원 순매수했으며 외국인은 59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상한가 20개를 포함해 406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35개를 합해 530개 종목이 내렸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