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코레일(옛 철도공사)이 용산 국제업무지구(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통합 개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는 최고 620m(150층 안팎)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들어선다.

아울러 서부이촌동 일대에는 중국 상하이(上海),톈진(天津) 등을 오가는 국제 여객·물류 터미널과 유람선 선착장 등이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철 코레일 사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용산 국제업무지구-서부이촌동 통합 개발 방안'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땅 소유주인 코레일은 그동안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서부이촌동의 연계 개발에 반대했지만 서울시의 설득으로 결국 통합 개발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어떻게 개발하나

일단 개발 대상 부지는 총 56만6000㎡(기존 국제업무지구 44만2000㎡,서부이촌동 12만4000㎡)로 확대됐다.

서부이촌동 부지에는 국제 여객·물류 터미널과 유람선 선착장 등이 들어서고 국제업무지구에는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비롯해 오피스,상업시설,주상복합,학교,공원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또 한강에서 바라봤을 때 용산 국제업무지구 중앙을 통해 남산 정상까지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아울러 철로와 강변북로를 지하화하는 등 한강∼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용산역∼국제빌딩 주변∼용산공원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녹지축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당초 평균 580% 수준에서 묶기로 했던 용적률을 조례 상한선까지 허용,평균 608%로 상향 조정하고 주거비율도 20%에서 33%(지상 연면적 기준)로 올려 주기로 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건물의 최고 높이는 랜드마크 빌딩의 경우 350m 이상~620m 이하,랜드마크 주변 건물의 경우 250m 이하,나머지 지역 건물은 100∼150m로 결정됐다.

서울시는 다만 '국제업무단지의 성격상 초고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합당한 설계가 가능하다면 620m 이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이달 말 사업자 공모를 실시하고 올해 말까지 사업을 시행할 SPC(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법인에 일정 지분을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통 및 투기단속 대책은

서울시는 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강변북로 지하화,주변 원효로·한강로 등의 도로체계 개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하철 신(新)안산선과 신분당선이 용산역을 경유하도록 하는 방안과 용산역을 기점으로 한 모노레일 설치 등도 검토한다.

특히 서울시는 최근 서부이촌동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과 관련,향후 5년간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또 과열 기미 등이 포착되면 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고 허가구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지역은 이미 주택거래신고지역,건축허가제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개발 과정에 문제는 없나

서울시는 일단 내년 말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9년 말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2010년 1월 착공한다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그러나 2200가구에 달하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개발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부이촌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대림,성원 등 아파트 주민들과 단독,다세대,연립주택 등에 사는 주민들 간에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보상 협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근 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은 이와 관련,"이미 코레일이 개발부지의 상당 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트보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주민 호응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개발을 진행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