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캡투어액티패스 엠피씨 등 코스닥 기업에 잇따라 투자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구본호씨가 동일철강 주식을 시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주고 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씨는 일단 투자목적이라고 했지만,업계 일각에선 동일철강 경영권 인수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구씨가 최근 장외에서 넘겨받은 동일철강 주식 8736주(9.71%)는 이 회사 창업주 장영수 회장의 장남인 장수봉씨가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봉씨는 1990년대 말까지 동일철강 대표이사를 맡다가 외환위기 이후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장 회장의 4남인 장인화씨에게 대표이사를 물려줬다.

회사 관계자는 "장수봉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지분을 매각한 것은 아니고 회사가 추진 중인 신규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주주 측과 협의에 따라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단가는 구씨 측이 먼저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유상증자 등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신규사업 내용과 유상증자 규모,방식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씨가 이번에 장수봉씨로부터 넘겨받은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34만원으로 장외거래가 이뤄진 당일의 종가보다 130%가량 비싼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일철강의 추진 중인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지분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씨는 최근 잇단 상장사 투자를 통해 거둔 시세차익 등과 관련,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