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프가니스탄 간 3차 대면협상이 16일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된 가운데 피랍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탈레반 죄수 8명의 석방 요구에 대해 한국 측이 '권한 밖의 일"이라는 종전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협상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면서 "탈레반 지도부가 협상 재개 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협상단 관계자들은 탈레반 측과 전화 접촉을 유지하면서 언제 다시 직접 만나 협상할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만약 탈레반이 "대면 접촉을 재개하자"는 뜻을 밝혀 온다면 이는 탈레반이 '죄수 8명 석방 요구는 한국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탈레반이 한국과 더 이상 협상해 봐도 소용이 없다는 판단 아래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인질 사태를 해결하고 싶은 한국 측 희망과 달리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