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이틀 앞두고 열린 17일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선거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도곡동 땅 차명 의혹'을 놓고 '혈투'를 방불케 하는 설전을 벌였다.

특히 양측 지지자들은 경선 규칙상 금지돼 있는 '집단야유'는 물론이고 플래카드와 손수건을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까지도 불사하는 혼탁선거 양상을 보였다.

먼저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박 후보 측의 각종 의혹 제기와 관련,"BBK가 어떻고,도곡동 땅이 어떻다고 얘기한다.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갈한 뒤 "저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권이 왜 저를 경선에서 떨어뜨리려고 하느냐.본선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저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누구도 내 길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본선에 가서 이길 사람,될 사람을 확실히 밀어 달라"고 대세론을 설파하는가 하면 "이제는 '대화합'이다.

모든 후보와 하나되도록 하겠다"며 화합론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인지 검찰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주가 조작으로 피해를 준 BBK가 누구의 회사인지 오늘 아침 신문에 나왔다"면서 "차명 보유에,위장 전입에,위증교사에,금품살포에,거짓말까지 모두 사실로 드러난다면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느냐"고 '이명박 필패론'을 역설했다.

박 후보는 또 이 후보 측이 '금품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무리 돈을 써도,아무리 줄을 세워도,아무리 공천협박을 해도 여러분의 양심과 의리로 당원혁명을 일으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박 후보가 연설을 하는 도중 이 후보 지지자들은 수시로 집단야유를 보냈고,박 후보 지지자들은 개인별로 미리 준비한 파란 손수건과 대형 플래카드를 기습적으로 사용,주최 측과 이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