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하락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1800포인트 전후의 지지를 내심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은 곧바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바닥에 대한 고민이 높아질 시점이겠지만 현 상황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포인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진화 노력이다.

유럽과 일본 호주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은 약 3000억달러(약 280조원)가 넘는 자금을 금융시장에 수혈했다.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최대 규모다.

중앙은행들의 발빠른 행보는 악재 해소를 위한 조치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동성 공급만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할 경우 증시 부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이것은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 하여금 금리인하를 자극할 가능성으로도 연결된다.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이 가장 바라는 결과이기도 하다.

다행히 미국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꾸준히 올려 놓은데다가 금리인하로 인한 물가상승 부작용을 걱정하기에는 현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이번 주 투자전략 역시 여기에 맞춰야 한다.

펀더멘털보다는 불안한 투자심리로 인해 서브프라임 이슈는 당분간 시장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인 투자자들이라면 매수의 관점에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고점 대비 15% 넘게 주식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한국증시의 가격 메리트는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때 15배까지 올라섰던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PER 11배는 과거 코스피지수 1500포인트대의 수준인데 현재 코스피지수는 이보다 높다.

즉 코스피지수 상승보다 빠른 속도로 이익성장이 수반되어 왔다는 의미다.

실제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2000포인트 돌파 당시보다 약 3.5% 증가했다.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격 메리트마저 생겼으니 투자자들의 선택은 투매가 아닌 점진적인 매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