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평생 라이벌인 스티븐 더글러스가 자신을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하자 청중들에게 느릿하게 물었다.

"여러분께 판단을 맡깁니다.

제게 만일 또 다른 얼굴이 있다면,지금 이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의 위트'(밥 돌 지음,김병찬 옮김,아테네)는 미국 대통령 가운데 링컨을 가장 위대하고 재미있었던 대통령이라고 평가한다.

2위는 배우 출신으로 절대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던 레이건.그 다음은 뛰어난 위트로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견디게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많이 웃으면서 자신의 삶을 최대한 누린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이었다.

저자는 1996년 클린턴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상원의원.그는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도 위트를 잊지 않았다.

"닉슨 대통령과 나는 공통점이 많다.

우리는 모두 궁핍한 시골에서 자랐고,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바로 그 차이 때문에 닉슨은 사람들이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 책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통치력과 그 통치력에 버금가는 요소로 유머 감각이 요구된다"면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최고 지도자들은 분명히 이 두 가지를 모두 과시했다"고 말한다.

유능한 대통령과 유머러스한 대통령의 순위가 대체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미국 독립전쟁기부터 2000년 대선까지의 대통령 42명에 관한 일화와 어록이 담겨있다.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 경쟁 후보였던 앨 고어의 얘기도 뒷부분의 '대기중'에 곁들여져 있다.

432쪽,1만28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