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정상회담 對北지원 毒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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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炳椽 < 서울대 교수·경제학 >
북한 지역 폭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남북 정상회담도 10월로 연기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8·15 광복절 축사를 통해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이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변에서는 대규모 남북경협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에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전기 및 에너지를 제공해주며 공단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한의 지원이 효과를 보기엔 아직 북한 경제는 취약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차분히 북한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장병에 걸린 환자에게 뼈를 강화시키는 약을 준다고 해서 중병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경제 문제의 뿌리는 사회주의 체제 자체에 있고 그 체제가 바뀌지 않는 것은 김정일과 북한 군부 및 엘리트들이 그 체제를 바꿀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낙후된 인프라는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북한 경제는 소위 '부족의 경제(Economy of Shortage)'라고 불린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초과수요의 경제다.
남한이 북한의 인프라를 건설해 준다면 인건비 등의 형태로 북한에 많은 돈이 풀리게 된다.
공단에서 물건을 만들면 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에게 임금이 지불된다.
하지만 개성공단 등에서 생산되는 물건은 전량 남한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북한에 공급되는 제품의 총량은 동일하다.
그에 비해 북한 인민의 총소득은 위와 같은 이유로 증가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독(毒)이며 특히 서민들의 삶을 더 곤궁하게 만든다.
그리고 쓸 수 있는 돈은 늘어났는데 한국 제품은 비싸서 못사니 중국에서 소비재를 들여오게 된다.
그러면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성은 심화된다.
북한경제를 살리려고 시작한 사업들이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이다.
남북경협을 한다면 북한의 생산능력을 직접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거론되고 있는 정책 중에서 북한의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이에 가깝다.
만약 공단을 만든다면 그 공단을 한국과만 연계시키지 말고 북한의 산업과 전후방(前後方) 연관효과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유재산제도가 없이는 반짝효과밖에 없다.
사유재산제도 없이는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지도 않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짝효과를 지속시키려면 계속 외부에서 지원해 주어야 한다.
뉴욕대 경제학 교수인 윌리엄 이스털리의 말처럼 이를 악물고 살아야 할 근성을 심어줘야 하는데 외부에 의존해 살게 만들면 오히려 원조를 받는 쪽도 상태가 더 나빠진다.
서독이 1990년부터 1800조원을 부어가며 살리려 한 동독의 경제에서는 아직도 내생적인 성장동력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런 든든한 후원자를 가지지 못한 헝가리나 체코 등은 2년 동안의 침체만 거치고 경제가 바로 회복됐고 최근에는 연 4~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살리는 것은 외부로부터 들어가는 지원이 아니라 체제와 제도를 바꾸어 사유재산제를 허용,장려하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로 전환시키도록 설득해야 한다.
사유재산제도를 도입하고 집단농장을 개인농으로 전환시키면 우리가 이렇게 지원하겠다는 등으로 인도적 지원 이외의 다른 지원이나 경협에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핵포기 단계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처럼 체제전환의 여부와 단계에 비례해 지원과 경협의 수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체제는 그냥 둔 채 북한이 외부로부터 손쉽게 돈을 벌도록 허락하는 것은 북한에 아편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과 경협은 남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안(案)을 가지고 가서 몇십조원을 덥석 약속하고 돌아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멀리 보고 북한 경제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검증된 방안을 가지고 북한에 가야 한다.
북한 지역 폭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남북 정상회담도 10월로 연기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8·15 광복절 축사를 통해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이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변에서는 대규모 남북경협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에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전기 및 에너지를 제공해주며 공단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한의 지원이 효과를 보기엔 아직 북한 경제는 취약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차분히 북한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장병에 걸린 환자에게 뼈를 강화시키는 약을 준다고 해서 중병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경제 문제의 뿌리는 사회주의 체제 자체에 있고 그 체제가 바뀌지 않는 것은 김정일과 북한 군부 및 엘리트들이 그 체제를 바꿀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낙후된 인프라는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북한 경제는 소위 '부족의 경제(Economy of Shortage)'라고 불린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초과수요의 경제다.
남한이 북한의 인프라를 건설해 준다면 인건비 등의 형태로 북한에 많은 돈이 풀리게 된다.
공단에서 물건을 만들면 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에게 임금이 지불된다.
하지만 개성공단 등에서 생산되는 물건은 전량 남한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북한에 공급되는 제품의 총량은 동일하다.
그에 비해 북한 인민의 총소득은 위와 같은 이유로 증가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독(毒)이며 특히 서민들의 삶을 더 곤궁하게 만든다.
그리고 쓸 수 있는 돈은 늘어났는데 한국 제품은 비싸서 못사니 중국에서 소비재를 들여오게 된다.
그러면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성은 심화된다.
북한경제를 살리려고 시작한 사업들이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이다.
남북경협을 한다면 북한의 생산능력을 직접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거론되고 있는 정책 중에서 북한의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이에 가깝다.
만약 공단을 만든다면 그 공단을 한국과만 연계시키지 말고 북한의 산업과 전후방(前後方) 연관효과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유재산제도가 없이는 반짝효과밖에 없다.
사유재산제도 없이는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지도 않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짝효과를 지속시키려면 계속 외부에서 지원해 주어야 한다.
뉴욕대 경제학 교수인 윌리엄 이스털리의 말처럼 이를 악물고 살아야 할 근성을 심어줘야 하는데 외부에 의존해 살게 만들면 오히려 원조를 받는 쪽도 상태가 더 나빠진다.
서독이 1990년부터 1800조원을 부어가며 살리려 한 동독의 경제에서는 아직도 내생적인 성장동력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런 든든한 후원자를 가지지 못한 헝가리나 체코 등은 2년 동안의 침체만 거치고 경제가 바로 회복됐고 최근에는 연 4~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살리는 것은 외부로부터 들어가는 지원이 아니라 체제와 제도를 바꾸어 사유재산제를 허용,장려하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로 전환시키도록 설득해야 한다.
사유재산제도를 도입하고 집단농장을 개인농으로 전환시키면 우리가 이렇게 지원하겠다는 등으로 인도적 지원 이외의 다른 지원이나 경협에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핵포기 단계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처럼 체제전환의 여부와 단계에 비례해 지원과 경협의 수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체제는 그냥 둔 채 북한이 외부로부터 손쉽게 돈을 벌도록 허락하는 것은 북한에 아편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과 경협은 남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안(案)을 가지고 가서 몇십조원을 덥석 약속하고 돌아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멀리 보고 북한 경제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검증된 방안을 가지고 북한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