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이선희 방위사업청장 … "T-50 1機팔면 중형차 1150대 수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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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예,이달 초 3일 정도 쉬었습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그동안 바빠 멀리했던 책을 읽으며 보냈어요.
007 영화에 등장한 무기들이 현실적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등에 관한 책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청장을 맡으신 지 1년이 됐는데요.
"지난 9일이 꼭 1년이었습니다.
개청 초기여서 당시 국민적 관심이 대단했어요.
방사청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조직인데 제대로 운영해 '만들길 잘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뭘 중점적으로 추진했나요.
"방사청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썼어요.
그동안 무기 구매 등 국방획득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잖아요.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어요.
청렴서약제,옴부즈맨 제도,자발적 클리닉 감사 제도 등 각종 제도적 뒷받침으로 투명성,청렴성,효율성 등을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국산 훈련비행기인 KT-1의 터키 수출 등 좋은 소식도 많이 들리던데요.
"지난 6월 터키에 국산 훈련기인 KT-1 50여대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금액으로 5억달러인데 2001년 삼성테크윈이 터키에 K-9자주포 10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이후 두 번째 규모입니다."
-KT-1의 해외 판매가 처음은 아니죠.
"2001년 인도네시아에 판 적이 있는데 그때는 공개 경쟁이 아니었어요.
이번에는 브라질 업체 등과 경쟁해 따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죠.또 로템이 개발한 차세대 전차인 XK-2 관련 기술도 터키에 함께 수출합니다."
-터키 외 다른 나라도 KT-1에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인도네시아가 추가 구매 의사를 갖고 있고 과테말라 멕시코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현재 전 세계 67개국에서 3000대의 기본 훈련기를 운용 중인데 20%(600대)가량이 10년 내 교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20~30%인 120~180대가량은 우리 몫으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도 수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을 추진 중입니다.
영국 이탈리아 업체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올 연말께 최종 기종이 선정됩니다.
3개 기종 중 최신형인 T-50은 성능이 가장 뛰어나 수출 건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UAE는 50~60대를 도입할 계획인데 T-50이 선정되면 수출 금액이 1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관련 나라를 방문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서고 있죠.
"지난 7월 T-50 최종 시험평가 때 UAE에 다녀왔습니다.
섭씨 40도가 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성능을 100% 발휘하는 것을 보니 눈물이 핑 돌더군요.
방산 수출의 경우 제품 성능은 기본이고 정치·외교 등 성능 외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해당 기업은 물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T-50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시는 것 같은데요.
"1997년 고등훈련기 사업단장을 맡았을 때 T-50 개발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강하게 밀어붙여 T-50이 탄생한 거죠.당시 '우리 기술로 과연 개발할 수 있겠나' '설사 개발해도 수출이 가능하겠냐' 등 반대 여론이 많았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항공산업 후진국으로 남는다'며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을 적극 설득해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외국 하늘에 떠다니는 것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최근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데요.
"맞습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죠.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세계시장의 2.8%로 11위인 데 반해 방산 수출은 0.25%로 19위입니다.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 국내 업체는 KAI와 로템 두 곳뿐입니다.
국내 방위산업은 지나치게 내수 중심형이었어요.
이러다 보니 방산업체의 평균 가동률이 56%로 매우 낮습니다.
수출만이 살길입니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가동률을 70~80%까지 끌어올려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방위산업이 과연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까요.
"지난해 2억6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올해 목표한 3억5000만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당초 2010년 10억달러를 목표하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이 목표를 1~2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등훈련기 T-50의 경우 대당 가격이 230억원으로 중형 승용차 1150대와 맞먹습니다.
장기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방산업계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미국은 예외로 치더라도 영국 프랑스 등의 경우 수출 전담 인력이 200명가량 됩니다.
방사청은 20명가량으로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청와대 안보수석실,국방부,과기부,산자부 등으로 구성된 수출협의체가 있습니다만 앞으로 방사청 산하에 수출 전담 조직을 만들어 후속 군수지원,품질보증,절충교역,공동 마케팅 등 방산 수출을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태스크포스팀이 올 연말까지 가칭 '방산수출진흥원'이라는 전담 조직 설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민·군 간 기술교류도 적극 추진 중이죠.
"최근 산자부,중소기업청 등과 협력체제를 갖췄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적극 발굴해 군수기술과 접목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 군수기술은 민간 기업에 과감히 이전해 양측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방산장비를 외국에서 그대로 사왔는데 앞으로는 가능하면 국내 개발 쪽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방연구개발 예산도 지난해 1조595억원에서 올해 1조2584억원으로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독자 수출도 중요하지만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선진국과의 공조가 절실한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오는 9월 중순 미국 국방부 획득 담당 부차관인 그린 월트씨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호주 등의 방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제1회 국제획득회의를 서울에서 엽니다.
이들 방산 선진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방산 수출 증진을 꾀할 계획입니다."
글=김수찬/사진=양윤모 기자 ksch@hankyung.com
"예,이달 초 3일 정도 쉬었습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그동안 바빠 멀리했던 책을 읽으며 보냈어요.
007 영화에 등장한 무기들이 현실적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등에 관한 책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청장을 맡으신 지 1년이 됐는데요.
"지난 9일이 꼭 1년이었습니다.
개청 초기여서 당시 국민적 관심이 대단했어요.
방사청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조직인데 제대로 운영해 '만들길 잘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뭘 중점적으로 추진했나요.
"방사청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썼어요.
그동안 무기 구매 등 국방획득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잖아요.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어요.
청렴서약제,옴부즈맨 제도,자발적 클리닉 감사 제도 등 각종 제도적 뒷받침으로 투명성,청렴성,효율성 등을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국산 훈련비행기인 KT-1의 터키 수출 등 좋은 소식도 많이 들리던데요.
"지난 6월 터키에 국산 훈련기인 KT-1 50여대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금액으로 5억달러인데 2001년 삼성테크윈이 터키에 K-9자주포 10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이후 두 번째 규모입니다."
-KT-1의 해외 판매가 처음은 아니죠.
"2001년 인도네시아에 판 적이 있는데 그때는 공개 경쟁이 아니었어요.
이번에는 브라질 업체 등과 경쟁해 따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죠.또 로템이 개발한 차세대 전차인 XK-2 관련 기술도 터키에 함께 수출합니다."
-터키 외 다른 나라도 KT-1에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인도네시아가 추가 구매 의사를 갖고 있고 과테말라 멕시코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현재 전 세계 67개국에서 3000대의 기본 훈련기를 운용 중인데 20%(600대)가량이 10년 내 교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20~30%인 120~180대가량은 우리 몫으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도 수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을 추진 중입니다.
영국 이탈리아 업체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올 연말께 최종 기종이 선정됩니다.
3개 기종 중 최신형인 T-50은 성능이 가장 뛰어나 수출 건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UAE는 50~60대를 도입할 계획인데 T-50이 선정되면 수출 금액이 1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관련 나라를 방문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서고 있죠.
"지난 7월 T-50 최종 시험평가 때 UAE에 다녀왔습니다.
섭씨 40도가 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성능을 100% 발휘하는 것을 보니 눈물이 핑 돌더군요.
방산 수출의 경우 제품 성능은 기본이고 정치·외교 등 성능 외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해당 기업은 물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T-50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시는 것 같은데요.
"1997년 고등훈련기 사업단장을 맡았을 때 T-50 개발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강하게 밀어붙여 T-50이 탄생한 거죠.당시 '우리 기술로 과연 개발할 수 있겠나' '설사 개발해도 수출이 가능하겠냐' 등 반대 여론이 많았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항공산업 후진국으로 남는다'며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을 적극 설득해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외국 하늘에 떠다니는 것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최근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데요.
"맞습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죠.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세계시장의 2.8%로 11위인 데 반해 방산 수출은 0.25%로 19위입니다.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 국내 업체는 KAI와 로템 두 곳뿐입니다.
국내 방위산업은 지나치게 내수 중심형이었어요.
이러다 보니 방산업체의 평균 가동률이 56%로 매우 낮습니다.
수출만이 살길입니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가동률을 70~80%까지 끌어올려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방위산업이 과연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까요.
"지난해 2억6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올해 목표한 3억5000만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당초 2010년 10억달러를 목표하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이 목표를 1~2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등훈련기 T-50의 경우 대당 가격이 230억원으로 중형 승용차 1150대와 맞먹습니다.
장기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방산업계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미국은 예외로 치더라도 영국 프랑스 등의 경우 수출 전담 인력이 200명가량 됩니다.
방사청은 20명가량으로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청와대 안보수석실,국방부,과기부,산자부 등으로 구성된 수출협의체가 있습니다만 앞으로 방사청 산하에 수출 전담 조직을 만들어 후속 군수지원,품질보증,절충교역,공동 마케팅 등 방산 수출을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태스크포스팀이 올 연말까지 가칭 '방산수출진흥원'이라는 전담 조직 설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민·군 간 기술교류도 적극 추진 중이죠.
"최근 산자부,중소기업청 등과 협력체제를 갖췄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적극 발굴해 군수기술과 접목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 군수기술은 민간 기업에 과감히 이전해 양측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방산장비를 외국에서 그대로 사왔는데 앞으로는 가능하면 국내 개발 쪽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방연구개발 예산도 지난해 1조595억원에서 올해 1조2584억원으로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독자 수출도 중요하지만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선진국과의 공조가 절실한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오는 9월 중순 미국 국방부 획득 담당 부차관인 그린 월트씨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호주 등의 방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제1회 국제획득회의를 서울에서 엽니다.
이들 방산 선진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방산 수출 증진을 꾀할 계획입니다."
글=김수찬/사진=양윤모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