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이번 주에도 불안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7일 재할인율을 전격적으로 0.5%포인트 인하해 한숨을 돌린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직 불길이 잡힌 건 아니다.

또 어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악재가 튀어 나와 시장을 움츠리게 만들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주 관심도 단연 신용경색과 서브프라임이다.

FRB의 재할인율 인하로 시장 전체적인 유동성은 풍족해지고 신용경색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투자심리마저 누그러진 건 아니다.

의심가는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피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신용경색이 완화는 되겠지만 해소될 것으로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건 서브프라임 채권과 관련된 새로운 악재가 돌출하느냐 여부다. 지난주에는 미 최대 모기지회사인 컨트리와이드가 부도위기에 몰려 시장에 동요를 몰고 왔다.

펀드의 환매중단도 이어졌다. 이번 주에도 손실누적으로 두 손 드는 펀드가 나올지가 관심이다. 손실을 고백하는 모기지회사나 금융회사가 나올 경우 모처럼 진정돼 가는 조짐을 보이는 시장의 불안감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제지표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지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나올 경우 서브프라임 사태가 경제에 본격적인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돼 악재로서의 역할은 오히려 커질 전망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 주목되는 건 오는 24일 발표될 7월 내구재 주문동향과 신규주택 판매실적이다. 내구재 주문동향은 경기흐름 전반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달 1.4% 증가했던 내구재 주문은 7월엔 1.0%로 증가율이 둔화됐을 것으로 월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관심이 쏠린 7월 중 신규주택 판매실적은 81만채(연율환산 기준)로 전달(83만4000채)보다 줄었을 것이란 게 월가의 예상이다. 서브프라임 파문의 근본 원인이 주택경기 침체라는 점에서 주택판매 감소는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20일 발표될 컨퍼런스보드의 7월 경기선행지수는 그나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0.3% 낮아졌던 경기선행지수는 7월엔 0.4% 상승을 기록했을 것으로 월가는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3일 의회 예산국이 발표할 경제전망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회의 시각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실적 발표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미 500대 기업 중 93%가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8.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예상치 4.1%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비록 두자릿수 증가율 달성은 실패했지만 기업실적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런 만큼 신용경색에 대한 공포감이 걷힐 경우 실적은 재상승의 디딤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 열대성 폭풍인 허리케인의 발전 정도와 그에 따른 유가 움직임,FRB와 정부 관계자들의 최근 금융위기에 대한 발언 등에도 뉴욕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