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 사령관인 압둘라 잔은 18일 저녁(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이틀간 시간을 달라는 한국 측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측과 오늘 전화접촉을 했으며 이틀간 시간을 달라고 해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틀이란 19일과 20일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측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며,이번이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8일 오전 "한국 측이 예전처럼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인질 1~2명을 더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는 지난 13일 여성인질 2명을 석방한 뒤 탈레반이 밝힌 첫 살해 위협이다.

'선의의 표시'라며 인질 2명을 석방했던 탈레반이 다시 살해 위협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인질 석방으로 다소 유연해진 협상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외교통상부 내 아프간 피랍 대책본부를 예고없이 방문해 조중표 차관 등 대책팀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 하면서 남은 인질 석방대책을 논의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원칙과 관례를 존중하되,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이 최우선임을 분명히 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