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 예술인들의 잇따른 학력위조 사태로 인해 사회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신정아, 김옥랑, 장미희, 윤석화…

굳이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에게 최근에 생긴 공통분모는 바로 '학력위조'사실.

신정아 前 동국대 교수를 필두로 시작된 문화예술계 교수들의 '학력위조' 논란은 이제 새로운 인물 찾기 릴레이로 번져 각계의 유명인들이 연일 매스컴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이번 파문으로 문화예술계 전체가 술렁이는 가운데, 비디오아트의 대부 '백남준'의 제자로 알려진 K대학의 여교수에게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백남준 미술관" 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도 "백남준 미술관"과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은 회피하고 있는 P교수. 그 사건의 전말을 이 집중 취재했다.

'비디오 아티스트로 유명한 故 백남준.

그의 작업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탈만큼 뛰어난 예술가였다.

그런 백남준과 함께 93년부터 작업을 하며 다큐멘터리와 누드를 찍고, 작품까지 선물 받았다는 K대학의 P교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백남준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스승이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기념하는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목적으로 99년 5월 "사단법인 백남준 후원회"를 결성, 9월에는 기금마련 전시회까지 열었다.

"백남준 미술관"이 대구를 넘어 전국적인 명소가 되길 바라는 희망과 기대로 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고, 각계 인사들은 앞 다투어 후원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대구지역 어디에도 없는 "백남준 미술관"을 위해 모은 후원금이 14억이라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P교수는 횡령의혹으로 재판에 계류 중이다.

당시 제작 배포된 전시회 홍보물에는 가수 겸 미술가 조영남씨,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의 전수천 교수 등 유명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했다고 소개됐고 제작진이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섰다.

작품을 기증한 적도, 기증을 요청 받은 적도 없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그림이나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며 어처구니없어 하기도 했다. 심지어 "사단법인 백남준 후원회"는 정식으로 법인 허가조차 받지 않은 유령단체였다.


백남준의 제자임을 강조하던 P교수. 그녀의 말은 모두 사실일까?

국내에서 백남준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사람들은 ‘백남준으로부터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어렵게 백남준 스튜디오에서 30년 동안 일했다는 케빈 해리슨과 백남준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와의 만남을 추진했다.

비교적 상세히 P교수를 기억하는 시게코가 털어 놓은 P교수와 백남준의 관계, 그리고 백남준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이야기는 제작진이 한국에서 들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백남준 미술관" 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도 <백남준 미술관>과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은 회피하고 있는 P교수. 그 사건의 전말을 21일 저녁 11시 방송되는 PD수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