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에 주식시장이 급등세로 화답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으로 보이고 있다.

20일 오후 2시45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주말 대비 6.80원 떨어진 943.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단 이틀만에 20원 가까이 치솟으며 950원선으로 올라선지 하루 만에 다시 940원 초반대로 복귀한 것이다.

한편 엔/달러 환율도 114.70엔으로 전주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엔화는 달러당 113.26엔까지 하락하는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불러왔다.

엔화 강세가 일본 증시의 조정 원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본국으로의 환류(還流)가 직접적인 배경이라면 이는 미국 증시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시류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엔캐리 관련 자금은 언제든 청산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불안정할땐 가능성 만으로도 환율 시장에 투기세력이 몰리고 엔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악순환을 밟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본격적으로 청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엔/달러 환율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엔화 강세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가파른 엔화 강세가 서브프라임 사태 악화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인만큼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략 17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가 과거에 비해선 줄었지만, 일본의 일평균 외환거래의 12배를 넘어서고 있어 엔캐리 청산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

그 동안 엔화가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에서 벗어나 저평가돼 있었고,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시 22% 정도 절상된 바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100엔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융 시장이 안정되면 국제 환율의 변동성도 완화되겠지만, 일본의 금리인상 및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남아있어 엔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굿모닝투자증권의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美 FRB가 9월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점 등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관련 우려는 점차 잦아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美 FRB의 재할인율 인하는 연준이 뚜렷한 위기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美 주요 지표의 부진을 감안할 때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美 연방금리 선물 9월물의 금리가 현재 4.94%를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실물지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일본의 콜금리 인상은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 높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실질 금리차가 1%P 밑으로 내려와야 엔캐리 트레이드의 본격 청산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현재 실질 정책금리차는 1.85%P 이며, 금리정책의 방향을 감안할 때 1%P 이하로 내려오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

중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112~120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원/달러 환율은 930~960원으로 추정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