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뭄바이 SOC건설 '대동맥 구상' 지원


일본이 아시아의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대규모 차관 제공 등을 약속하면서 경제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인도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을 직·간접 지원하고,경제·군사적 측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 3국 순방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1일 인도를 방문해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22일)을 갖고 경제·안보·민간교류 확대 등 다방면에 걸친 관계 강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두 정상 간의 회담은 작년 12월 싱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 이어 두 번째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문화·예술 △학술·인적교류 △관광 △경제·산업 △환경·에너지 △경제협력 등 총 6개 분야 40개 사업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경제·산업 분야에선 인도의 수도 뉴델리와 최대 상업도시인 뭄바이 간 약 1400km에 도로 등 산업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소위 '대동맥 구상'과 관련,일본이 적극 지원키로 약속할 예정이다.

인프라 정비를 통해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을 간접 지원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일본은 이를 위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州)의 상하수도 정비 등 2개 사업에 총 396억엔(약 30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기존의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틀 구축에 인도가 참가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또 작년 12월 정상회담 때 합의했던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결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해상자위대와 인도 해군의 공동 훈련과 경제연대협정(EPA) 협상 가속화 방안을 논의하고,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 정부의 협력도 요청할 계획이다.

일본과 인도가 이처럼 밀착하는 것은 두 나라가 손잡고 아시아의 또 다른 강국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겉으론 '전략적 호혜관계'를 강조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견제 의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Global Focus] 日, 인도와 손잡고 '중국 견제' 나선다

인도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우호 관계에 이어 일본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인도네시아 방문에선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촉진하는 자유무역협정(FTA)에 조인했다.

2005년부터 FTA 협상에 착수했던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이번 협정에 상품 교역과 함께 서비스 투자 인력교류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켰다.

아베 총리는 마지막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야자수 등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연료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과 테러 및 해적 대책의 연대 강화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3개국 방문엔 게이단렌(經團連)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캐논 회장) 등 경제계 대표단도 동행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