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저도주 '참이슬 후레쉬' 출시 1주년을 맞아 도수를 19.8도에서 19.5도로 낮춘 리뉴얼 제품을 20일 출시,저도주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해 저도주 경쟁을 촉발했던 두산주류 '처음처럼'이 지난달 20도에서 19.5도로 낮춘 소주를 내놓자 즉각 맞불을 놓은 것.

◆소주,갈수록 순해진다

진로는 이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20.1도짜리 '참이슬'은 그대로 놔두고 순한 소주인 '참이슬 후레쉬' 도수를 0.3도 낮췄다고 밝혔다.

이로써 1965년 30도로 출발한 주력 소주 제품들은 저도주 경쟁이 가열되면서 지난해 20도대에서 올해는 20도 아래로 떨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주류가 지난해 2월 20도짜리 '처음처럼'을 내놓은 뒤 진로는 8월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를 내놨고 주력 제품인 '참이슬'도 21도에서 20.1도로 낮췄다.

지방 소주 업체들도 순한 소주를 잇따라 출시,선양의 '숲속에서 맑을 린'은 19.5도,금복주 '더블루'는 17.9도,대선 '씨원'과 무학 '좋은 데이'는 16.9도로 도수를 낮췄다.

젊은 층,특히 여성 소주 인구가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순한 소주들은 판매량이 늘면서 점유율도 확대되는 추세다.

참이슬 후레쉬'는 올 상반기(1∼6월) 판매량이 3억6390병(360㎖들이 기준),'처음처럼'은 1억8249만병을 각각 기록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참이슬 후레쉬'가 22.2%,'처음처럼'이 11.1%다.

지방소주 업체들의 저도주까지 합치면 20도 이하의 순한 소주가 전체 시장의 40% 안팎을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도주로는 '후발주자'격인 참이슬 후레쉬의 돌진이 특히 주목된다.

막강한 유통망을 등에 업고 판매량에서 선발주자였던 처음처럼을 앞질렀을 뿐 아니라 진로의 주력 제품인 '참이슬'(4억3915병)에 대해서도 판매량의 82% 수준으로 따라붙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참이슬'을 앞지를 날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소주에도 웰빙시대?


소주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주시장에서는 톡 쏘는 맛이 트렌드였다면,최근에는 부드러운 맛이 대세"라며 "도수 낮추기 경쟁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순한 소주 열풍은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바람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성들은 덜 독한 소주로 신체에 부담을 적게 주려 하고,여성음주 인구가 늘면서 순한 소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특히 '참이슬 후레쉬' 리뉴얼 제품은 기존 국내 소주제품에 사용되는 첨가물인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 핀란드산 결정과당을 사용했다.

결정과당은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분해시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고 혈당지수도 낮아 비만과 당뇨 예방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강화해 웰빙 소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설명이다.

김정수 진로 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번 리뉴얼은 참이슬 후레쉬의 브랜드 리더십을 확대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라며 "무설탕 소주를 내놓은 것은 웰빙 소주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