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차 중소기업이 95%의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는 선박용 부품과 기자재 가운데 대표적인 미개척 분야로 꼽히는 선박자동운항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 수입해오던 일본·독일·오스트리아의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훨씬 낮아 연간 최대 2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대량 수출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박 자동운항장치 전문업체인 에이피에스(대표 김정훈)는 출항지부터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최단거리 항로를 유지시켜 주는 20만t급 이하 선박용 자동운항시스템을 개발,최근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관세청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기관의 고속 순시선에 적용될 시스템의 공급가는 대당 4000만원.이는 대당 5000만~1억원인 외국산 제품보다 20~60%가량 싸다.

김정훈 대표는 "이 제품은 선박이 최종 목적지까지 좌표를 설정하는 데 따른 오차범위를 1도 이내로 최소화해 수동 조정 없이도 거의 일직선 항해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수입 제품의 경우 오차범위가 4~8도에 이르러 연료가 많이 들고 방향이 틀렸을 때 항해사가 수동으로 조정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는 것. 회사는 항해거리 단축에 따른 연료절감 효과가 수입제품 대비 10% 정도인 것으로 국가기관인 남해해양연구소의 테스트에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확성은 자이로컴퍼스(자동방위인식시스템)와 위성GPS,레이더,선박 선·후미 센서등을 통해 수집한 아날로그 및 디지털 위치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방향타를 설계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선박 급선회 후 변침(위치좌표 재인식)하는 데 7~8분씩 걸리는 외국산과 달리 3초 이내에 좌표를 재설정할 수 있어 빨리 출항할 수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외국산 자이로컴퍼스의 경우 지구 자전속도를 계산해 출항직전 초기 방위설정을 하는 데 3~4시간씩 걸려 긴급출동 하기가 어려웠다.

해양수산부 및 업계에 따르면,지난해 신(新)조선(자동항해시스템 장착 신형 선박)으로 등록돼 있는 7300여척 중 70% 이상이 일본산 항법장치를,나머지 30%도 오스트리아 독일의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2000억원대의 자동운항시스템이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을 통해 올해 20억원,내년에는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군과 경찰 등 공공기관용 선박의 자동운항장치 교체가 내년에 몰려 있고 최근 중국 굴지 대기업과 벌이고 있는 250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이 성사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