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위험한 新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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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단기간에 시장이 급팽창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의 비재무적 채권(nonfinancial debt·정부 가계 및 비금융부문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경우 10년 전 6조달러에서 15조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규모다.
이러한 시장 확대의 주역은 주식 채권 등 전통적 금융 상품에다 온갖 다양한 조건과 옵션을 갖다 붙여 탄생한 새 금융 상품들이다.
금융 기관들은 장외거래를 위해 고객 각자의 요구에 맞추거나 환율에 기반한 무수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냈다.
금융회사들도 급성장했다. 전통적 영역의 시중은행과 투자은행,보험사와 달리 더욱 다양화되고 기능이 통합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리바이어던(성경 욥기에 나오는 지상 최대의 괴물)처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 중앙은행들도 이들의 파산을 못본 척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시장에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유동성(liquidity)을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동성은 전통적으로 자산에 기반한 개념으로 이해돼 왔다.
이런 인식은 유동화나 증권화를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이 속속 탄생하면서 더욱 확산돼 갔다.
정보기술(IT) 네트워크의 발달도 일조했다.
금융시장 정보가 동시에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고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돼 엔터키를 누르는 순간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이 느끼는 유동성의 개념도 확대됐다.
자산 유동화와 IT의 발전으로 금융상품의 가격을 산정하고 리스크와의 관계를 정량적(quantitative)으로 파악하는 리스크 모델링 기법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링은 워낙 정량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바람에 미래의 리스크와 가격을 예측할 때 시장의 기저에 흐르는 변화를 감지하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정량적인 모델링은 낮은 신용등급의 자산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주요 금융회사들은 공격적 대출과 투자 기법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단기적으로 이익 전망이 밝은 상품을 주로 공략했다.
이에 따라 리스크가 높아지고 불안감은 고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물론 금융시장의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통제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금융시스템이 과도하게 왜곡되지 않도록 어떻게 시장 규율을 강제할 것이냐가 장기적인 해결 과제다.
규율을 잘 준수하는 금융회사는 번성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실패한다는 사례를 보여줘 자발적으로 금융회사들이 따라오도록 할 수 있다.
금융기관과 시장에 강력한 감독과 규제를 시행하는 것도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FRB가 시장의 자체적 규율과 정부의 규제·감독을 적절히 구사하는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럴 때까지는 지금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보다 더 큰 쇼크가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미국의 대표적 이코노미스트 헨리 카우프만(헨리 카우프만&컴퍼니 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위험한 새로운 금융시장(Our Risky New Financial Markets)'을 정리한 것입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단기간에 시장이 급팽창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의 비재무적 채권(nonfinancial debt·정부 가계 및 비금융부문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경우 10년 전 6조달러에서 15조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규모다.
이러한 시장 확대의 주역은 주식 채권 등 전통적 금융 상품에다 온갖 다양한 조건과 옵션을 갖다 붙여 탄생한 새 금융 상품들이다.
금융 기관들은 장외거래를 위해 고객 각자의 요구에 맞추거나 환율에 기반한 무수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냈다.
금융회사들도 급성장했다. 전통적 영역의 시중은행과 투자은행,보험사와 달리 더욱 다양화되고 기능이 통합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리바이어던(성경 욥기에 나오는 지상 최대의 괴물)처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 중앙은행들도 이들의 파산을 못본 척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시장에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유동성(liquidity)을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동성은 전통적으로 자산에 기반한 개념으로 이해돼 왔다.
이런 인식은 유동화나 증권화를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이 속속 탄생하면서 더욱 확산돼 갔다.
정보기술(IT) 네트워크의 발달도 일조했다.
금융시장 정보가 동시에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고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돼 엔터키를 누르는 순간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이 느끼는 유동성의 개념도 확대됐다.
자산 유동화와 IT의 발전으로 금융상품의 가격을 산정하고 리스크와의 관계를 정량적(quantitative)으로 파악하는 리스크 모델링 기법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링은 워낙 정량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바람에 미래의 리스크와 가격을 예측할 때 시장의 기저에 흐르는 변화를 감지하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정량적인 모델링은 낮은 신용등급의 자산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주요 금융회사들은 공격적 대출과 투자 기법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단기적으로 이익 전망이 밝은 상품을 주로 공략했다.
이에 따라 리스크가 높아지고 불안감은 고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물론 금융시장의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통제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금융시스템이 과도하게 왜곡되지 않도록 어떻게 시장 규율을 강제할 것이냐가 장기적인 해결 과제다.
규율을 잘 준수하는 금융회사는 번성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실패한다는 사례를 보여줘 자발적으로 금융회사들이 따라오도록 할 수 있다.
금융기관과 시장에 강력한 감독과 규제를 시행하는 것도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FRB가 시장의 자체적 규율과 정부의 규제·감독을 적절히 구사하는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럴 때까지는 지금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보다 더 큰 쇼크가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미국의 대표적 이코노미스트 헨리 카우프만(헨리 카우프만&컴퍼니 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위험한 새로운 금융시장(Our Risky New Financial Markets)'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