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월급 전용 통장을 통해 매달 급여를 받고 있는 박영수씨(가명).박씨는 월급 통장이 전자 통장(인터넷 전용통장 포함)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 전자 통장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입한 월급 통장에 없는 서비스를 전자 통장이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은행들이 전자 통장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통장을 쪼개지 말고 합쳐라

박씨 같은 급여 이체자의 경우 기존 월급 통장을 전자 통장으로 전환하면 금상첨화다.

기존 월급 통장의 계좌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두 상품이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메일을 통해 '로얄클럽 통장' 등 월급통장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전용 통장인 '우리닷컴 통장'으로 전환할 것을 권하고 있다.

로얄클럽 통장은 기본적으로 자동화기기(CD·ATM) 인출 및 수수료를 면제해 주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전자금융 수수료는 고객 등급과 거래 조건에 따라 면제해 준다.

그러나 닷컴 통장으로 전환하면 조건 없이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월급 통장에 있는 금액에 대해 0.5%의 보너스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월급통장'에 가입한 급여 이체자들도 '하나 매직 전자통장'으로 전환하면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수수료 등을 월 5회 추가로 면제받아 한 달에 총 15회까지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자동화기기와 인터넷 뱅킹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하나 매직 전자통장에 가입하면서 발급받은 IC 카드에 일반 예·적금이나 펀드 등 다른 계좌의 거래 정보까지 보관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 가입자가 전자 통장의 IC 카드를 발급받으면 자동화기기를 통해 외화예금을 원화로 인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급통장과 전자통장 같이 가지고 있어도 유리

월급 통장을 전자 통장으로 전환할 때 불편한 사항 중 하나는 종이 통장을 쓰지 못해 거래 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기업은행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 달 출시할 전자 통장인 'e-모든 통장'에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거래 내역을 이메일로 발송해 주기로 했다.

또 대표적 월급 통장인 '아이플랜 통장'을 e-모든 통장으로 전환하면 IC카드 수수료(2000원)를 면제해 주고 분실시 재발급 수수료도 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월급 통장을 전자 통장으로 바꿔도 추가 혜택을 주지 않는다.

월급 통장을 통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 통장에서 추가로 줄 수 있는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농협처럼 두 상품에 동시 가입하면 추가 금리 혜택을 주는 곳이 있다.

농협은 월급 통장을 전자 통장으로 전환해 주진 않지만 두 상품에 동시 가입한 고객이 다른 예·적금에 가입하면 0.1~0.2%의 보너스 금리를 주고 있다.

진홍대 농협중앙회 차장은 "전자 통장은 금액에 관계 없이 연 2.5%의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월급 통장보다 금리가 높은 전자 통장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