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사상 처음으로 채권형펀드를 넘어섰다.

이로써 채권펀드 시장 규모가 주식펀드보다 크다는 오랜 통념이 깨졌다.


20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46조4503억원을 기록,46조2911억원 수준인 채권형펀드 수탁액을 사상 최초로 앞질렀다.

14일에도 주식형펀드로 1423억원이 유입된 데다 주가가 대폭락했던 16일에도 3072억원이 신규로 유입돼 16일 기준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46조8998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16일 현재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46조2811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1998년 172조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올들어 40조원대로 줄어들었다.

반면 주식형펀드의 경우 2001년 6조원에서 2004년 9조원으로 증가했다가 주가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 2005년 말에 26조원으로 불어난데 이어 작년 말에 46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채권형펀드 규모를 넘어섬에 따라 주식이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은 주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의 자산배분 구조도 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세계 펀드 순자산은 22조7000억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주식형은 10조9613억달러로 5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세계 펀드자산에서 채권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에 그쳤다.

특히 미국의 경우 주식펀드 비중이 56.8%,영국은 70.8% 수준으로 선진국일수록 주식펀드 비중이 더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펀드 규모가 크게 불어났는 데도 전체 펀드 순자산에서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 주식형펀드까지 포함해도 29%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은 "2004년 말 채권형과 MMF펀드 수탁액이 전체 펀드의 73%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며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형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주가 상승으로 주식형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앞으로도 주식형과 대안펀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선진국형 자산배분 구조가 국내에서도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