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증시를 뒤흔들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가 여전히 안개 속에 있고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에서도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다.

비록 미국이 재할인율을 인하하면서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이날 반등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증시가 가격조정을 마무리하고 2∼3개월간 기간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지수대는 1600∼1800선.60일이동평균선인 1800포인트를 돌파해야 추세적 상승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IT 자동차와 턴어라운드 업종으로 꼽히는 보험 운송 등이 유망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급락장세는 마무리되겠지만 그렇다고 과거와 같은 급등장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과거 증시가 외부로부터 큰 충격을 받았을 때도 약 한 달 동안 20%대의 하락폭으로 마무리되곤 했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증시의 출렁거림은 있을 수 있겠지만 가격조정은 거의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V자 반등은 없을 것"이라며 "1800선을 정점으로 등락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조정국면에 머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재할인율 인하로 신용경색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이머징마켓에 대해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795억원 을 순매도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아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은 미국과 유럽시장의 주가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규모 등을 주시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조치가 신용경색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과거 신용위기는 주로 경기하강 국면에서 나왔기 때문에 금리인하 조치가 시장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경기상승 국면이어서 자칫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시장이 극히 불투명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가 크게 낮아진 데다 기업실적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IT 자동차 등 환율 수혜주와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금융 운송 등 낙폭과대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단기투자자라면 주가가 1800선까지 반등할 때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게 낫다"고 권했다.

동부증권 신성호 연구위원은 "최근 IT주의 낙폭이 적었던 것은 환율상승에 따른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IT 자동차 등 환율 수혜주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김주형 연구원은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는 금융주와 턴어라운드 업종 중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운송주 등을 추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