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C 회장 달라진 행보… '공격경영' 시동 걸었다
최신원 SKC 회장이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활발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SKC의 신사업 발굴 및 M&A(인수합병) 추진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경영혁신 결의대회'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2000년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른 이후 조용한 행보를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경영행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20일 SKC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주요 경영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동시에 사업장 방문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SKC 천안공장을 시작으로 울산 수원 등 전국 사업장을 돌며 릴레이식 '경영혁신 결의대회'를 직접 주재했다.

최 회장이 전면에서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이 같은 최 회장의 행보가 의례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 회장은 경영혁신 결의대회에서 SKC의 '제2 턴어라운드 경영'을 선언하고 전체 임직원에게 혁신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그는 "혁신만이 일류기업으로 가는 지금길"이라며 "생활 속에서 혁신을 실천하려는 '마인드 혁신'으로 무장하라"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조지아주(州) 폴리에스터 필름공장에서 첫 해외 이사회를 열고 경영진을 독려하는 등 일선경영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올들어 사회봉사 활동을 비롯한 각종 사내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노조로부터 항구적 무분규 선언을 이끌어낸 것도 최 회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경영현안 챙기기 뿐만 아니라 중·장기 사업확대 전략까지 직접 지휘하고 있다.

신사업 구상 및 M&A 추진을 강조하고 나선 것.실제로 SKC는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신규사업개발 관련 조직을 '실' 단위에서 '부문'으로 승격시키는 등 조직을 대폭 확장했다.

SKC는 이미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한 신사업 진출보다는 M&A나 JV(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한 역량 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 관계자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 체질이 바뀐 현 시점을 재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는 게 최 회장이 혁신을 강조한 배경"이라며 "최 회장이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업경영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격경영 배경에는 SKC의 실적개선도 한몫하고 있다.

SKC는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2000년 첫 흑자를 기록한 후 2004년 595억원,2005년 962억원,지난해에는 1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C는 최근 디스플레이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미국 롬앤하스의 투자를 받아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기업가치가 4억달러인 합작법인의 SKC 지분율은 49%다.

이처럼 최 회장이 전면에서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자 재계 일각에서는 SKC의 주력 사업부문인 디스플레이사업 분할 및 계열사 지분이동 등과 맞물려 SKC가 SK그룹에서 '분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SKC의 독립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최 회장의 독립은 쉽지 않다는 게 SK그룹 내부의 평가다.

현재 최 회장의 SKC 지분율은 2.68%에 불과하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