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정말 억울한 일 중 하나가 돈은 많은데 얼굴이 '빈티'나 보이는 것 아닐까.

나이 들면 얼굴은 쭈글쭈글해지고 눈밑과 뺨은 기름기가 쪽 빠져 퀭해 보이기 쉽다.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건 그렇다치고 친구나 직장 동료로부터 "불쌍해 보인다"는 핀잔까지 들으면 살고 싶은 생각이 싹 가신다.

이런 변화는 세월이 흘러 지방이 빠져나가면서 피하 지방층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피하지방층이라는 도톰한 '외투'를 입고 있던 얼굴이 얇은 '내의' 한장만 걸치고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피부가 처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현상은 단지 나이 든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젊을지라도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거나 얼굴이 깡마른 경우에는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더욱이 요즘처럼 치열한 취업 경쟁과 결혼전쟁 속에서 젊은이가 이처럼 '빈티나고 불쌍해 보이는' 인상으로 면접관이나 맞선 상대에게 비친다면 '딱히 흠 잡을 데는 없는데 뭔가 어둡고 칙칙해 보인다'는 거부 심리를 은연중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런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성형외과에서 생겨난 수술이 '미세 자가지방 이식술'이다.

허벅지나 복부에서 불필요한 지방 20∼50cc를 빼내어 피부가 주저앉아 볼륨이 부족하거나 주름진 얼굴 부위에 메워주는 일종의 '얼굴 리모델링'이다.

지방 이식을 통해 갸냘픈 뺨이나 눈두덩,함몰되어 보이는 듯한 이미,짧은 턱(무턱)에 '잃어버린 볼륨'을 되찾아 줄 수 있다.

'더 앳되고 있어 보이는' 얼굴을 되찾아주는 수술이라 하여 일명 '귀족수술'로도 불린다.

지방이 남아도는 부위에서 지방을 빼내 지방이 모자란 부위로 옮겨 심는 '자급자족' 수술이므로 체형의 균형을 잡아주는 1석2조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자기 몸에서 떼어낸 지방을 다시 제 몸에 주입하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은 이 시술의 최대 장점.국소마취 후 30∼90분 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로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과거엔 지방 이식술을 받은 뒤 지방이 점차 체내에 흡수되어 볼륨이 미약해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고농축 지방만을 최소량으로 이식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 지방흡수율이 낮아졌다.

또 시술 당시 미리 빼놓은 지방을 냉동보관했다가 4∼6개월 뒤 보완 수술을 할수도 있다.

나이 드는 것도 서럽지만 '나이들어 보이는' 건 더 서럽다.

자기지방이식술을 통해 얼굴이 잃어버렸던 '럭셔리한 외투'를 다시 찾으면 어떨지.

미고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