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때문이다.

한경연은 22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2007년 8월' 보고서에서 2007년 연간 성장률(실질GDP 기준) 전망을 기존(2007년 5월)의 4.4%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당초 올 성장률을 4.6~4.7% 정도로 상향조정할 방침이었지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하반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것.

한경연 김창배 선임연구원은 "당초 하반기 성장률을 4.7% 정도로 예상했지만 4.3%로 낮췄다"며 "사실상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이 4.9%로 당초 전망치(4.1%)를 크게 웃도는 등 상향조정 요인이 있었지만,최근 진행 중인 금융시장 불안 여파가 반영되면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4.5%)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경연은 미국발 금융 불안은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약화시켜 하반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출증가율(국제수지 기준)이 상반기 13.7%에서 하반기에는 10.1%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리인상 등이 민간소비를 위축시켜 하반기 설비투자 증가율(8.2%)도 상반기(10.7%)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경상수지는 연간 2억달러 적자로 전망했으며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상반기(2.3%)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로 전환돼 하반기 평균 937원(상반기 934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 등은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금융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