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주변을 오염시킨 등유가 미8군 기지로부터 흘러나온 사실을 인정하고 국가 측에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판사 박정호)는 21일 서울시가 "미군 기지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녹사평역 주변이 오염돼 응급조치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8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녹사평역에서 검출된 등유의 종류는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JP-8이었고 지하수 흐름이 미군 영내에서 녹사평역 방향인 점 등에 비춰 주한미군 유류저장시설에서 등유가 유출돼 토지를 오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는 2001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가 등유와 휘발유로 오염된 사실을 발견하고 주변 유류시설 39곳을 조사했으나 기름이 누출된 흔적을 찾지 못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