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투자비중 높이되

펀드비율도 30%이상 유지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을 거쳐 4분기부터 상승한다.'

시중은행 재테크 팀장들이 밝힌 9월 이후의 증시 전망이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국내 증시가 3분기까지 조정을 거쳐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상승폭에 대한 예상치는 제각각이었다.

이들은 올해 안에 시장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만큼 국내 단기 우량 채권이나 특판예금 등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일정 비율로 가져가면서도 증시가 장기적으로 상승 기조에 있는 만큼 펀드 투자 비율을 보유자산의 30% 이하로 축소하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주가 전망치 편차 커

설문에 응한 재테크 팀장 5명 중 4명은 3분기까지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원 하나은행 재테크 팀장만 유일하게 연말까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규모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고 있어 향후 6개월간 조정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연말 코스피지수가 1600~1800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해 주가 예상치가 가장 낮았다.

다른 팀장들은 1850~2000까지 다양한 편차의 전망치를 내놨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서브프라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었다.

김동원 외환은행 PB팀장은 "미국 정부는 유동성 공급과 재할인율 인하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러한 정책이 근본적인 치유책은 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해 서브프라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철 국민은행 청담 PB센터 팀장도 "9월18일이나 10월 말에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세계 시장은 안정을 찾아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안전 자산 투자 비중 높여야

재테크 팀장들은 향후 2~3개월 동안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일변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동성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주식상품과 상관관계가 낮은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 등 다양한 대안투자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해식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구체적으로 ELF(주가지수연계펀드)를 대안 상품으로 추천했다.

이 상품은 비교 시점의 지수가 가입 시점의 지수에 비해 40% 넘게 빠지지만 않으면 원금을 보장하며 15% 이내로 떨어지면 12%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이동원 팀장은 국내 단기 우량 채권을,외환은행의 김동원 팀장은 확정금리 상품인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특판 CD 연동 정기예금을 각각 권했다.

재테크 팀장들은 이런 안전 자산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또 주가가 바닥권에 머물 때 추가로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MMF(머니마켓펀드)나 MMT(특정금전신탁) 같은 유동성 확보 상품에 10~30%의 돈을 묻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펀드 중에서는 국내 우량주나 배당주 등에 투자하는 안정성장형 펀드를 적극 추천했다.

김형철 국민은행 팀장은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드 위주로 구성된 기존 포트폴리오를 고수하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팀장은 "나이가 50세 이상인 투자자들은 확정금리 상품에 40% 이상 투자할 필요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의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이 아니므로 50세 이하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의 투자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