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최근 흑자 부도를 낸 중견 건설업체 ㈜신일을 인수했다.

동양메이저는 21일 심상권 회장 등 ㈜신일의 대주주 등으로부터 ㈜신일을 비롯한 6개 계열사의 지분을 100%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일은 법정관리를 피하게 됐으며,동양그룹은 건설 분야의 입지를 넓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본지 17일자 A16면 참조

'해피트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신일은 2007년도 도급 순위 54위(4596억원)의 중견 건설업체로,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현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6월 흑자 부도를 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신일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에 인수를 제안한 덕분에 인수·합병(M&A)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며 "인수 금액은 당초 업계에서 추정한 1500억원보다 훨씬 작은 55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신 동양메이저는 ㈜신일의 모든 채무를 떠안기로 했다.

동양그룹이 ㈜신일을 인수한 것은 그룹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선정한 종합 리조트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종합시공능력 순위 200위권에 불과한 동양메이저만으로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동양메이저는 건설 역량 강화를 위해 올초 인수한 한일합섬의 건설부문을 이미 통합해 놓은 상태이며,이번에 인수한 ㈜신일도 증자를 통해 자금 여력을 끌어올린 뒤 통합하기로 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신일 인수를 계기로 아파트 사업과 함께 '세컨드 홈(제2의 주택)' 개념의 콘도미니엄과 전원주택 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동양시멘트가 보유한 강원도 삼척 일대의 폐광산 및 공장터를 골프장 워터파크 숙박시설이 어우러진 리조트 단지로 개발할 계획인 만큼 내부 건설 수요도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동양그룹은 특히 동양생명 동양종합금융 등 금융 계열사를 활용,외부에서 발주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