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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산업은 현재 IT 기술과 '열애' 중이다.

세계 의류산업은 IT 기술 접목을 통해 '유비쿼터스 쇼핑'과 생산자 중심의 생산시스템이 아닌,소비자 중심의 '맞춤주문형 양산 제품'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미 상무부와 의류업계가 자금을 지원해 리바이스,월마트 등 250여개 회원사를 두고있는 [TC]2사가 3차원 디지털 스캐너로 신체치수를 측정,고객의 신체치수 정보를 즉석에서 패턴화한 후 컴퓨터 화면상에 완성품 의류를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럽에서도 'E-Tailor'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맞춤형 의류를 이미 선보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그 이상으로 선진국도 못 해내는 것을 이루어내며,국내 의류산업이 미래화에 대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i-Fashion 의류기술센터'다.

패션과 IT의 '아주 특별한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 i-Fashion 의류기술센터의 경쟁력을 지상 중계한다.

디지털서비스로 '맞춤주문형 양산' 현실화

지난해 출범한 i-Fashion 의류기술센터(센터장 박창규 건국대 교수 www.iFashion.or.kr)는 IT 기술을 활용,의류산업을 디지털 서비스 산업으로,소품종 대량시스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괄기관은 건국대학교이며 서울시,산학연 전문가 50여명과 유한킴벌리,FnC 코오롱,신세계 I&C 등 11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사업비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에 걸쳐 총 74억원이 투입된다.

i-Fashion 의류기술센터의 사업 목표는 명칭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i-Fashion 'i'의 첫 번째 개념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서의 '나(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 중심의 패션산업을 지향하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 의미는 'IT'다.

즉,IT 기술과 의류산업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의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센터 관계자는 "i-Fashion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비쿼터스'와 '개성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개하는 것"이라며 "이는 패션에 디지털 서비스 개념을 접목시키고,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옷을 주문하는 '맞춤양산' 시대를 열게 될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i-Fashion 의류기술센터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디지털 매장 △온라인 가상체험 쇼핑 △맞춤 주문형 양산시스템 △3차원 스캐너 기술 및 보디측정 등 4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현재 센터는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3차원 입체 스캐너 기술,의류의 가상착용을 가능케 하는 가상현실 기술,첨단 디스플레이 장비를 활용한 가상거울 기술,종이 대신 원단에 원하는 무늬를 마음대로 찍을 수 있는 DTP 기술 등을 이미 실현해 의류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한 예로,기술표준원에서 실시한 국내 인체 체위 및 치수조사 사업인 'Size Korea' 사업에서는 이미 3차원 스캐너가 채택돼 활용되고 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1분 이내에 인체의 형상을 매우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어 소비자 몸에 꼭 맞고,원하는 스타일로 주문이 가능한 '맞춤 주문형 양산'이 현실화된다.

의류산업 전반 새로운 변화의 물결

센터의 사업이 상용화되면 우리 패션,쇼핑 문화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한 여성이 옷을 구입하기 위해 의류매장을 찾는다.

그녀는 매장 안에 들어서자 자신의 휴대폰에 장착된 스마트 카드를 제시해 입력시킨다.

매장에서는 그녀의 3차원 체형정보와 의류호수,취향,구매 이력 등 상세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그녀가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자 RFID 태그를 이용해 제품정보가 매장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또한 그 옷을 착용한 모습이 가상거울에 나타나,그녀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몸에 얼마나 잘 맞는지 피팅(Fitting) 결과를 대략 살펴볼 수 있다.

향후 모든 의류제품은 이런 디지털 서비스가 가능한 옷과 그렇지 않은 옷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스타일을 선택한 그녀는 이제 전자 카탈로그를 이용해 주머니,소매모양 등 옷의 부속 스타일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원단과 색상,로고의 위치까지도 정해 최종 주문할 수 있다.

이런 최종 주문은 제조사가 제시한 사양 안에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은 더 나아가 그녀에게 어울리는 다른 옷도 추천해 준다.

이는 인터넷 쇼핑이나 디지털 방송 등을 이용한 홈쇼핑에서도 가능하다.

소비 패턴의 변화와 함께 의류산업도 변화의 물결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맞춤주문형 양산 제품'은 기존 대량 소품종 생산시스템과 달리 소량 다품종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

이 시스템은 100명의 작업자를 거치는 대량시스템보다 2인 혹은 4인 1조로 편성된 단품생산에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동대문시장으로 대표되는 단품 위주의 신속한 생산을 기반으로 한 2만개에 달하는 영세재래 봉제업체는 '맞춤 주문형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IT 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재래식 생산 인프라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활성화되는 드문 경우여서 부여되는 의미가 크다.

산업자원부는 얼마 전 2015년까지 세계 4위의 패션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글로벌 패션 브랜드 하나조차 없는 상황.i-Fashion 의류기술센터는 어렵게만 보이는 이 미션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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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쇼핑문화 이곳에서 경험하세요"

세계 최초 'i-Fashion' 디지털 매장 실현

i-Fashion 의류기술센터는 '유비쿼터스 쇼핑'과 '맞춤주문형 양산 제품' 상용화를 단기간에 앞당기기 위해 세계 최초로 디지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i-Fashion 의류기술센터는 8월 24일부터 FnC코오롱㈜,㈜신세계와 공동으로 세계 첫 첨단 디지털 매장을 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23일(목)부터 오는 30일(목)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6층에 '디지털 엘로드(ELORD)' 매장을 오픈하고,11월에 브랜드를 추가해 매장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FnC코오롱㈜은 11월 중순께부터 강남구 논현동 코오롱 강남 직영 매장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후 약 3개월간 '디지털 엘로드' 매장을 운영한 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시스템기획 이재진 팀장은 "패션업계와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도전에 동참하여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고 국내시장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국가적으로도 IT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Fashion 의류기술센터는 또한 오는 9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인 www.iFashionMall.co.kr에서 협력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가상체험이 가능한 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코오롱 엘로드 웹사이트(www.elord.com),신세계몰(mall.shinsegae.com)을 비롯한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엘로드는 FnC 코오롱㈜ 자체의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이다.

Fnc코오롱 E-마케팅센터 서효성 센터장은 "i-Fashion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체형 표준화 및 제품 생산의 반영으로 이어져 기존 패션업계 생산 프로세스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Fnc코오롱이 국내 패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써, 최초로 i-Fashion 서비스를 기업의 핵심과제로 삼고 상용화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첨단 디지털 매장에서는 자신의 체형정보가 수록된 아바타에 다양한 디지털 의상을 가상 착용하는 등 미래형 쇼핑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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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창규 센터장

"새로운 가치창출로 세계 패션시장 석권"

"세계 패션산업의 변방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i-Fashion 의류기술센터의 박창규 센터장은 '가치 창출'을 거듭 강조한다.

건국대학교 섬유공학과 교수인 박 센터장은 공룡 브랜드로 떠오른 'ZARA'의 성공요인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ZARA는 연 매출 20조원을 창출하는 글로벌 브랜드.

"지금까지 해외 유명메이커는 제품을 1년에 2번 기획하고 가격,판매수량을 정한 후 물류,유통,홍보 마케팅 등을 통해 이윤을 창출해 왔습니다.

반면,ZARA는 연간 50회 이상 상품기획을 하는 대신 물류창고를 없앴죠. 사이즈 별로 옷이 풍부하지도 않고,없으면 못 사가는 생소한 시스템입니다.

그냥 진열대에 많이 널어놓을 테니 골라보고 맘에 들면 사가라는 식이지요.

상식을 뒤엎은 ZARA의 시스템은 유럽에서 패션 변방으로 취급받았던 스페인에 상당한 부가가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박 센터장은 "i-Fashion 기술은 ZARA처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열쇠"라며 "i-Fashion은 신소재,디자인만 중시됐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부가가치,즉 '디지털 서비스'와 '맞춤양산'이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이미 i-Fashion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춘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인프라는 첫째,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자마네킹과 가상거울,가상 코디와 피팅,3차원 스캐닝을 통한 인체계측 등을 실현할 수 있는 IT기술 인프라다.

둘째는 동대문을 떠받치고 있는 다품종 소량 생산인프라,그리고 셋째는 1년에 4000여명의 의상 관련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인프라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IT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의류산업을 잉태할 수 있는 유무형의 자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창규 센터장은 "한국 의류패션 업계는 기존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창출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며 "i-Fashion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ZARA를 이을 제2,제3의 공룡 브랜드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