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옥션' 11월 첫 경매

1500억 시장 4파전 예고

화가와 미술품 소장가들이 소액주주로 참여하는 미술품 경매회사가 생긴다.

22일 정문규·김영재 ㈜오픈옥션설립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작가 200명과 컬렉터 100명 등 300명이 1인당 200만원씩 출자한 미술품 경매회사 '오픈옥션'의 법인설립 등록을 마쳤으며 오는 11월1일 첫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첫 경매에 앞서 오는 27일 국내 작가·컬렉터들과 함께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연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와 컬렉터들은 경매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으며 자문역도 일부 원로 작가에게만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를 원하는 화랑들에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으며 최대주주로 우리은행,신세계 등 대기업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참여 작가는 김흥수 정상화 황영성 곽석손 민경갑 유희영 오승우 노재순 김종하 구자승 김춘옥 전뢰진 서승원 이두식 박광진 황용엽 주태석 지석철 김구림 김봉태 한풍렬 한진만 김태호 김형배 정관모씨 등이다.

이에 따라 ㈜서울옥션,K옥션이 양분해온 국내 미술 경매시장이 오는 9월4일 첫 경매를 실시하는 'D옥션'과 함께 4개 업체의 경쟁체제로 바뀌게 됐다.

◆설립 방향=서울 청담동 사거리 인근에 문을 여는 '오픈옥션'의 대주주 지분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영입될 대기업이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갖는 최대주주로 나서고 작가와 컬렉터,화랑의 지분은 5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회사가 들어설 청담동 건물의 3층 1800여㎡(분양면적 550여평)는 경매장과 미술품 상시 전시실로 운영된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금용 전 옥션코리아 대표 등 3~4명이 거론되고 있다.

정 추진위원장은 "미술시장의 대중화에 발맞춰 작가와 컬렉터,수요층을 직접 연결하며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모든 장르를 다루는 서울옥션,K옥션,해외미술품 위주의 D옥션과 달리 당분간 국내 미술품과 원로·작고 작가들의 작품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과 전망=국내 화랑의 양대 산맥인 가나아트갤러리(서울옥션 모회사),갤러리현대(K옥션 모회사)와 가구수입업체 엠포리아(D옥션 모회사)에 이어 새로운 경매회사가 출범함으로써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경매 시장 규모는 1000억~1500억원 정도.4개 업체가 경쟁하게 되면 미술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경매에만 돈이 몰리는 '편중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화랑업계는 "작가들이 경매회사에 소액주주로 참여하게 되면 작가의 작품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작전 경매' 등의 폐단은 줄어들 수 있지만 화랑의 역할은 위축되고 경매업계만 비대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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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