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고지에서 주로 영업하기 마련인 지방은행 중 유독 광주은행이 서울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정태석 행장(54)이 임직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우량 고객을 적극 유치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정 행장의 폭넓는 인맥도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됐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광주은행의 서울지역 총 수신액은 4조1366억원,총 여신은 1조9007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말 광주은행의 서울 지역 총 수신액은 7860억원에 불과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0.37%) 연체율(0.04%) 등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정 행장은 2004년 3월 취임하자 마자 연고 시장만 공략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 우수 인력을 서울 지점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영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자신이 직접 나서서 풀었다. 기업계에 지인들이 많은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21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옛 재무부)에서 근무하다 1987년 동원증권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 행장은 줄곧 증권 쪽에서 활동하며 기업 및 금융계 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쌓아왔다.

정 행장은 "서울 지역 영업강화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확보된 자금으로 지역 중소기업에 지원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주은행 총 대출의 60%인 5조원가량이 광주.전남 지역 3만여 중소기업에 나가있다. 최근 들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는 정 행장은 "앞으로 광주은행 수익의 절반가량은 서울 지역 영업에서 거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직원의 자질을 끌어올리는 데 교육도 큰 몫을 했다. 2004년부터 인력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지방은행 중 1인당 직원 교육비를 가장 높이 책정하고 전문적인 금융교육 과정을 개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결과 2004년 말 2927개였던 직원들의 자격증 보유 수가 지난 6월 말 현재 5283개로 증가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