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 활황장을 이용해 코스닥기업들이 자금 확보 목적으로 대규모로 진행했던 증자 물량이 결국 부메랑이 돼 주가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유상증자뿐 아니라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전환 및 행사를 통해 늘어난 주식들이 속속 신주로 상장돼 물량 압박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들이 연초 이후 실시한 증자물량의 추가 상장이 이달 들어 급증하고 있다. 하루 평균 추가 상장 물량이 400만∼500만주에 달한다.

특히 오는 24일에는 남애인터내셔널과 JS 등의 대규모 증자 물량이 한꺼번에 상장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증자로 인한 신주 상장 물량은 주가가 오를 때는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낮지만 최근처럼 주가가 불안하게 움직일 경우는 대부분 차익 매물 형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애인터내셔널의 경우 대규모 CB 전환 상장을 앞두고 물량 부담 우려로 전날 9%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날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공모 형태로 CB 1981만여주를 발행했는데 모두 주식으로 전환돼 24일 상장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36.8%에 달하는 규모다. 전환가격은 579원이어서 이날 종가(970원) 기준으로도 상당한 차익이 발생한다.

JS도 지난 7월 3자 배정으로 증자한 1295만여주의 상장이 24일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3개월 이상 보호예수에 묶여 있으나 90만주는 곧바로 처분할 수 있어 역시 물량 부담 요인이 된다.

디지탈디바이스 역시 과거 3자배정 증자 물량 569만여주가 지난 14일 상장되면서 주가가 이틀 연속 하한가를 보였으며,시큐리티코리아 에스와이정보 유아이에너지 등도 증자 물량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과거 주가가 낮았을 때 3자배정 증자를 진행했던 기업들의 경우 이후 주가가 큰 폭 오르자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보호예수 조건이 없는 3자배정 증자 종목들은 추가 상장일 전후로 매매를 피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