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시작되는 성균관대 글로벌MBA스쿨(경영전문대학원)에 장학금 혜택없이 개인비용으로 지원한 외국인 학생은 총 16명. 이 중 12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비싼 등록금 때문이다. 조화연 성균관대 글로벌MBA 과장은 "주로 러시아,중국,인도 학생들이 비용 문제로 입학을 포기한다"며 "외국인에겐 학자금 대출이 원천봉쇄돼 있어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년부터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목표로 '스터디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학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없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8월을 기준으로 한국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3만7000여명. 12만명의 유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유학생 지원제도는 '정부 초청 장학생'이 유일하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수혜자가 많지 않다. 올해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은 135명뿐이다. 지난 3년간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정된 유학생을 합해봐도 300여명 선에 불과하다. 정남조 국제교육진흥원 팀장은 "예산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250명을 데려오려면 예산이 270억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외국 유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자금 대출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은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 역시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100% 자비로 학비와 생활비를 대야 한다는 뜻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경우 국내 3년 취업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정부보증학자금을 대출해줘 우수 인재들이 모여드는 '교육허브'로 거듭났으며 미국도 학교가 일정 기금을 마련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면서 "한국도 이와 같은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유학생의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학생들에게 줄 자금도 모자란 판에 외국인에게 학자금 제도를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성선화 기자/이경준 인턴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