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디자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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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생물체다.
번잡함이야 모든 도시의 특징이지만 어떤 도시는 역동적인 가운데 자연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어떤 도시는 그저 숨막힐 듯한 답답함과 삭막함으로 가득찬다.
도시진화의 끝은 사람들로 하여금 콘크리트 틈에서 숨쉴 수 있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서울시가 2010년까지 '디자인 거리' 25곳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선정된 거리에 대해서는 비용의 90%를 지원,보도블록 가드레일 가로등 표지판같은 공공시설물은 물론 간판 판매대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해 운치있는 거리로 꾸민다는 것이다.
자동판매기같은 민간 시설물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 한다.
안그래도 서울은 일대 변신 중이다.
청계천 복원과 시청앞 광장 조성에서 숭례문 개방, 광화문 광장 만들기까지.시청에서 프라자호텔처럼 빤히 보이는 곳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내리며 지하도를 건너야만 했던 터무니없는 일도 많이 줄었다.
보도와 보도 사이 턱도 줄었고,보도에 올록볼록한 유도블록을 깐 곳도 많아졌다.
자동차를 위한 도시에서 사람을 위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만들겠다는 시(市) 당국의 포부는 실로 원대해 보인다.
디자인서울 총괄본부를 만들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디자인 거리엔 나무 보도블록을 깔고 바닥에 가로등을 설치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도시는 어쩌다 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장이 아니다.
좋은 도시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편리하고,신체적 조건에 상관없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도시다.
서울의 길은 여전히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겐 무기다.
보도는 울퉁불퉁하고,배전함은 여기저기서 길을 가로막는다.
서울의 대표적 거리라며 돌로 치장해놓은 인사동 길에선 돌과 돌 사이에 구두 뒷굽이 끼여 고꾸라지기 십상이다.
살기 좋은 도시,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자면 특정한 거리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좋지만 일상적으로 오가야만 하는 길을 불편 없이 정비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번잡함이야 모든 도시의 특징이지만 어떤 도시는 역동적인 가운데 자연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어떤 도시는 그저 숨막힐 듯한 답답함과 삭막함으로 가득찬다.
도시진화의 끝은 사람들로 하여금 콘크리트 틈에서 숨쉴 수 있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서울시가 2010년까지 '디자인 거리' 25곳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선정된 거리에 대해서는 비용의 90%를 지원,보도블록 가드레일 가로등 표지판같은 공공시설물은 물론 간판 판매대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해 운치있는 거리로 꾸민다는 것이다.
자동판매기같은 민간 시설물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 한다.
안그래도 서울은 일대 변신 중이다.
청계천 복원과 시청앞 광장 조성에서 숭례문 개방, 광화문 광장 만들기까지.시청에서 프라자호텔처럼 빤히 보이는 곳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내리며 지하도를 건너야만 했던 터무니없는 일도 많이 줄었다.
보도와 보도 사이 턱도 줄었고,보도에 올록볼록한 유도블록을 깐 곳도 많아졌다.
자동차를 위한 도시에서 사람을 위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만들겠다는 시(市) 당국의 포부는 실로 원대해 보인다.
디자인서울 총괄본부를 만들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디자인 거리엔 나무 보도블록을 깔고 바닥에 가로등을 설치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도시는 어쩌다 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장이 아니다.
좋은 도시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편리하고,신체적 조건에 상관없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도시다.
서울의 길은 여전히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겐 무기다.
보도는 울퉁불퉁하고,배전함은 여기저기서 길을 가로막는다.
서울의 대표적 거리라며 돌로 치장해놓은 인사동 길에선 돌과 돌 사이에 구두 뒷굽이 끼여 고꾸라지기 십상이다.
살기 좋은 도시,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자면 특정한 거리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좋지만 일상적으로 오가야만 하는 길을 불편 없이 정비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