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중인 엔터테인먼트회사 상반기 매출 22억원, IT벤처 투자까지 나서

“올 상반기 매출은 22억원 정도 됩니다. 자산가치는 최소 30억원선으로 알고 있어요. M&A 얘기를 꺼내는 데가 몇 군데 있는데 아직 오픈할 단계는 아니고요.”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이란 곡으로 데뷔한 가수 이상우(42). 요즘 그는 ‘가수’라는 타이틀보다 ‘장나라, 한가인을 키운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00년 1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주)원업엔터테인먼트를 자산가치 30억원에 달하는 회사로 탈바꿈시키고 현재 지분 82%를 소유한 대표이사다. 현재 이 회사에는 드라마, CF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탤런트 한가인을 포함한 연기자 6명이 소속돼 있다.

“장나라는 현재 원업에 소속된 가수는 아니고 음반 관련 일부분만 계약이 돼 있어요. 음반시장은 MP3 때문에 더 이상 가능성을 찾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연기자 양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커피숍ㆍ교육ㆍ청바지 사업 통해 기반 다져

청산유수마냥 막힘없이 얘기를 풀어가는 그는 더 이상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를 부르던 ‘꺼벙이’ 이상우는 아니었다. 어느새 그의 모습에서는 비즈니스맨 냄새가 물씬 풍겼다. 특히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사이사이에 비친 그의 눈동자는 연방 바쁘게 돌아가는 듯했다.

사실 그가 사업가로 크고 작은 변신을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10여년 전 무선호출기(삐삐)를 쓰던 시절 테이블마다 호출 후 즉시 연락이 가능하도록 전화기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린 커피숍 ‘보디가드’를 비롯해 놀이교육사업 ‘정글짐’까지 손댄 적이 있다. 1년 반 정도를 운영하다가 올 1월 매각한 명품 청바지 ‘프랭키B’ 대표까지, 나름대로 사업 경력이 화려하다. ‘프랭키B’는 청바지 한 벌에 30만원을 호가할 정도의 고가 브랜드로 미국 할리우드에선 제니퍼 로페즈,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보아, 바다, 이효리를 내세운 스타마케팅으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사실 TV에서 보여지는 제 모습하고 실제하고는 큰 차이가 있어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다르냐고 놀라죠. 지금 보는 바로 이 모습이 제 실제 모습입니다. 좀 냉철하고 빈틈이 없는 편이거든요. 어릴 적 사업하던 아버지한테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요.”

사업하는 사람들 한두 번 ‘쓴맛’도 본다지만 그에게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로 5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원업…’을 제외하면 아이템을 잡아내고 기간에 수익을 올린 뒤 매도하는, ‘치고 빠지는 기술’ 또한 뛰어나다. 비즈니스에 대한 ‘감’, 그것이 바로 사업가 이상우의 ‘숨은’ 자산인 셈이다.

“왜 대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뛰어들어도 실패하는지 아세요? 이 비즈니스는 ‘감’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소위 ‘물건’을 보고 되겠다, 아니다 싶은 상품성은 해 본 사람만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어요. 그 ‘감’에 대한 건 교육시키는 기관도 없잖습니까.”

하지만 그도 지난 시간 돌이켜 아쉬운 점도 있단다. 바로 사업가로서의 관리능력 부족이다. 지금 뛰어난 가창력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A군을 비롯해 ‘농사’만 짓고 수확은 못한 채 타 기획사로 넘겨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는 거듭 ‘사람관리’를 강조한다.

“(한)가인이는 평생 우리하고만 일하겠다고는 하는데…. 글쎄요, 고맙긴 한데 모르죠. 또 저는 가수생활 15년을 한 회사하고만 했었는데….”

인맥 검색 비즈니스에 도전

‘원업…’ 운영을 통해 연예 콘텐츠가 갖는 ‘무한한 확대재생산’이란 가치에 매료되면서 그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은 곧 ‘유통’이라 말한다. 잘나가는 연예인 한 명으로 전직원이 밥 먹고 사는 시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 하나가 잘 됐다고 봅시다. 주인공들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물론이고 세트장은 관광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캐릭터상품을 비롯해 비즈니스 모델은 무궁무진합니다. 이건 엄연히 유통구조로 움직이는 거죠.”

10년차 비즈니스맨의 넘치는 자신감은 최근 IT벤처기업 투자로 이어졌다. 패션아이템은 충분한 데 현금 유통력 없이는 운영이 힘겹다고 판단한 그는, ‘프랭키B’를 매각한 뒤 올 1월 (주)토토커뮤니케이션이란 IT벤처기업에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현재 그는 지분 15%를 소유한 홍보관리이사이기도 하다. ‘토토링’(TOTORING)이란 이 회사의 비즈니스 아이템은 한마디로 ‘인맥관리 포털서비스’. 오프라인에서 형성된 개인들의 인맥을 검색서비스를 통해 지인끼리 상호활용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보험이나 세일즈업에 종사하는 비즈니스맨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지인의 관계를 1, 2, 3촌으로 구분해 직업과 소속사, 나이 등의 정보로 검색할 수 있어 사용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에요. 개인 미니홈피가 있는 것처럼 토토링닷컴(totoring.com)에는 명함 홈피가 있어요. 요즘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명함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뀌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토토링’을 통해 그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지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거대한 마켓플레이스를 창출한다는 것. 인맥이라는 소스를 통해 입체적이고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오픈해서 연내에 답을 얻고자 합니다. 과자 한 개 아이템으로도 연매출 1,000억원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 포털들은 아직 3,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곳이 드물거든요. 하반기 회원수 10만명 가입이 목표예요.”

‘토토링’을 올 하반기에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마스터플랜과 함께 그가 살짝 귀띔한 2006년 목표는 철인 3종경기 도전. 가장으로서, 사업가로서 또한 아직도 마이크를 놓지 않은 가수로 그는 이미 ‘철인’인데 말이다.

[돋보기] 이상우 대표가 말하는 연예사업, 성공노하우

‘내일의 승자는 마케팅 에이전시’

1. 연예인과 ‘딜’하는 마케터가 돼라=연예기획사들의 맹점은 연예인이 뜨고 난 뒤부터는 헤게모니를 쥐고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도 그렇고 연예인이 돈을 벌면 자기 회사를 만들어 가는 추세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사업이 살길은 마케팅 에이전시로 전향하는 것이다. 마케팅 전반에 대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연예인에게 ‘돈이 되는’ 사업을 제안하고 그들과 건당 계약을 하는 식이다. 다시 말해 연예인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마테팅 툴로 활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분야 전문마케터의 역할이다. 우리나라에 이 분야 전문인력이 거의 전무한 현실이 안타깝다.

2. ‘다된 농사 지키기’는 사람관리 노하우=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원업을 시작할 때 데리고 있던 3명 중 한가인을 제외하고 2명의 톱스타를 중간에 잃었다. 관리역량 부족이었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초심을 잊지 말고 끝까지 깨끗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3. 건강 또한 에셋이다=연예인 출신이라는 배경이 비즈니스에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규모가 일정 수위를 넘어서면 건강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진다. 개인적인 건강관리는 아침에 1시간씩 하는 달리기와 아침 식사대용으로 먹는 토마토주스와 청국장가루 등을 꼽을 수 있다.

장헌주 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 한경비즈니스 5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