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실시를 본격화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전일 메리츠증권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최근 증권사의 몸집불리기 움직임에 동참했다.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0.4331103주이며 1835만9854주가 새로 상장될 예정이다. 신주상장예정일은 11월 6일이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대신증권은 4476억원 규모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을 발행키로 결정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전환사채 발행을 포함한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과 NH증권 등도 자기자본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2009년 자통법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외국계 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해 M&A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현재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골드만삭스와 같은 외국계 대형 증권사의 1/10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증권사의 자본확충은 불가피한 선택이나 기존 대형사가 중소형사에 비해 더 큰 효과를 보게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대우증권 정길원 연구원은 "증자한 돈을 가지고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는냐가 결국 중요한 문제"라며 "작은 증권사들이 소폭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은 큰 효과가 없고 ROE 희석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본력이 있는 큰 회사가 자가자본 확충에 따른 PI(자기자본 직접투자)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란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자기자본 확충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현재 확고부동한 대형증권사가 없는 상황에서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위치하고 있는 기존 대형증권사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확대에 따른 PI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업계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돼 대형사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