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유동성 역설'에 빠졌다…돈 남아도는데 신용위기로 돈줄 말라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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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전체로는 여전히 돈이 남아도는데 신용위기를 맞은 금융시스템에선 돈줄이 말라붙는 '유동성 역설(paradox of liquidit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대출은 빠듯해지고 신용위험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 경제 전체로는 저축이 투자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며 '유동성 역설'이 현 세계경제의 특징적 양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과 중국,신흥경제국의 막대한 경상흑자와 늘어가는 저축 규모가 글로벌 초과저축을 불러왔다.
FT는 구조적인 초과저축이 단기간에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는 보증수표가 되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축(광의의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해서 언제든 자금을 끌어쓸 수 있는 협의의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도 지난 3월 연설에서 "협의의 유동성은 대체적으로 시장 신뢰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켄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는 다른 주장을 펼친다.
그는 "광의의 유동성과 협의의 유동성은 분명 관련돼 있다"고 강조한다.
저축량이 많고 세계 주요 금리가 낮을 때는 기업의 파산 가능성이 낮고 신용 스프레드(다른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채간 금리차)가 좁아진다.
거꾸로 생각하면 이번 신용위기는 올 들어 시작된 글로벌 금리인상에 의해 촉발됐을 수 있다고 로고프 교수는 밝혔다.
저축량은 충분한데 저축을 배분하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는 1998년 글로벌 저축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유동성 위기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광의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면 언젠가 금융 혼란을 완화시키고 유동성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최근 이슈로 부각된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가 금융위기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대출은 빠듯해지고 신용위험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 경제 전체로는 저축이 투자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며 '유동성 역설'이 현 세계경제의 특징적 양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과 중국,신흥경제국의 막대한 경상흑자와 늘어가는 저축 규모가 글로벌 초과저축을 불러왔다.
FT는 구조적인 초과저축이 단기간에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는 보증수표가 되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축(광의의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해서 언제든 자금을 끌어쓸 수 있는 협의의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도 지난 3월 연설에서 "협의의 유동성은 대체적으로 시장 신뢰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켄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는 다른 주장을 펼친다.
그는 "광의의 유동성과 협의의 유동성은 분명 관련돼 있다"고 강조한다.
저축량이 많고 세계 주요 금리가 낮을 때는 기업의 파산 가능성이 낮고 신용 스프레드(다른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채간 금리차)가 좁아진다.
거꾸로 생각하면 이번 신용위기는 올 들어 시작된 글로벌 금리인상에 의해 촉발됐을 수 있다고 로고프 교수는 밝혔다.
저축량은 충분한데 저축을 배분하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는 1998년 글로벌 저축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유동성 위기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광의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면 언젠가 금융 혼란을 완화시키고 유동성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최근 이슈로 부각된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가 금융위기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