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한 달여간 체력을 비축한 뒤 10월 이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합니다."

박건영 IMM투자자문 공동대표(부사장)는 "당분간 주식시장의 장중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횡보하겠지만 4분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가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운용1본부장으로 재직할 때 '인디펜던스1호'와 '디스커버리1호'를 운영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올해 초 IMM투자자문에 합류,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신용 매물이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증시 수급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은 최근 3개월간 한국시장에서 무려 16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았고 이달 들어서만 7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현재 국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4% 수준인데 연말에 31~32% 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주식의 유동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외국인의 추가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말까지 외국인은 약 10조원어치의 주식을 더 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기관들은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축적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한 달 정도 이런 상황이 이어진 후에는 국내 기관이나 개인이 매수 주체로 등장하면서 주가는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민 대다수는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택이나 차량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자 지난 7월 자동차 판매가 12.5% 감소하는 등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인플레 위협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면 신용 회복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미국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11월께 미국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안에 인플레 지표가 안정되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횡보장에서는 실적 호전주에 대한 저점 매수가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주나 화학주,정보기술(IT) 관련주 등 내년까지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저점 매수하면 조정기에 하락 위험이 줄어들고 상승장에서도 가장 먼저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와 LCD 업체들의 경우 이익 증가폭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주가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또 국내 초대형 은행은 주가순자산가치(PBR)가 2배에서 1.5배로 떨어졌을 정도로 저평가됐습니다.

앞으로 이런 주식들이 4분기에 적절하게 반등하면서 시장은 건전하게 2000선 돌파를 재시도할 것입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 연 15% 정도의 기대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 박건영 IMM투자자문 공동대표 >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