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교통정보 믿어?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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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EG 서비스의 허와 실
교통상황 따라 최적경로 안내해 줘
천차만별 요금ㆍ서비스 지역은 한계
도로 정체구역 정보 정확도 높여야
한 주를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출근길.
가는 길마다 꽉 막힌 도로에 숨까지 막힌다.
일주일의 시작부터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나선 주말 가족 나들이 길.
산과 들에서 보낸 반나절의 행복한 기억도 돌아오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정체 때문에 잊혀지기 일쑤다.
"어디 해결책 없을까?" 이쯤 되면 누구나 대안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가 운전자들의 오랜 고민을 덜어줄 대안으로 등장했다.
단순히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까지 안내한다.
#DMB와 교통정보의 행복한 만남 '티펙(TPEG)'
대다수 운전자들은 라디오 방송의 교통정보에 귀를 기울인다.
목적지까지의 교통상황을 파악해 빠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라디오 교통정보는 자주 막히는 도심과 간선도로의 정보에 집중된다.
운전자가 원하는 교통정보를 충분히 얻기 힘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줄 대안이 맞춤형 실시간 교통정보다.
FM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MBC '아이오디오'를 비롯해 이동통신망 기반의 SK텔레콤 '네이트 드라이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기반의 교통안내 서비스 티펙(TPEG)까지 등장해 운전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DMB 사업자인 KBS,MBC,SBS,YTN 등이 앞다퉈 TPEG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방송사들은 무료 방송인 DMB의 사업적 한계를 부가서비스인 유료 TPEG으로 보충하기 위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출시된 DMB 단말기의 상당수가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할 정도다.
카포인트는 신제품 내비게이션 중 TPEG 겸용 제품의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7월9일부터 신제품 'V7 시즌2'를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에 판매한 결과 전체 3만5000대의 판매량 중 TPEG 겸용 제품이 2만5000대를 차지했다.
TPEG 제품이 전체 판매 비중의 70%까지 높아진 사례다.
실시간 교통안내 서비스를 기다린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10% 부족한 실시간 교통정보
교통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TPEG 단말기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한번쯤 실망한다.
정체 구간임에도 버젓이 초록색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원활하게 소통되는 구간인데도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TPEG이 추천한 경로로 우회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별반 차이가 없는 느낌이다.
실제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최근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 실시간 교통정보 단말기와 일반 내비게이션의 주행 시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암동→분당,분당→시청→목동,목동→종로→과천 경로를 주행한 3회의 테스트에서 도리어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한 단말기의 도착 시간이 1분 늦기도 했다.
물론 TPEG이 운행 시간을 단축시켰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SK에너지가 내비게이션 동호회와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는 16개 경로 중 12개 경로에서 TPEG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차만별 요금,서비스 지역 제한 등 문제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디딘 TPEG 서비스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사업자마다 요금체계가 달라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온다.
KBS와 MBC는 단말기 판매시 대당 7만~10만원 수준의 TPEG 요금을 일괄 부과한다.
YTN DMB는 정액 2만8600원(세금 포함)의 연간 요금을,SBS는 월 4000원,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월 3000원의 월정액 요금을 부과한다.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가 서비스 시작 전 요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앞으로 과금과 이용자 통제가 가능한 수신제한 시스템(CAS)을 이용해 요금 정책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DMB 방송을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이 수도권에 제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KBS가 전국방송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교통정보를 받을 수 없는 구간이 곳곳에 나타난다.
지방에서는 교통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데도 TPEG 요금을 부과한 채 판매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교통정보 정확성 높이는 게 관건
교통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수도권 교통정보는 센서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한 시험 차량이 특정 지점을 이동한 시간을 계산해 5분 간격으로 송출한다.
교통정보 사업자인 로티스는 1만5000여대,SK에너지는 1만1000여대의 시험 차량(프루브카)을 운용하고 있지만 수도권 전역의 도로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차량 숫자가 부족하다.
같은 교통정보를 제공받아도 업체 고유의 맵과 경로 추천 알고리듬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인 것도 문제다.
원활,정체,지체 등 도로 상황을 표시하는 기준이 업체마다 다르다.
정체라고 표시한 구간인데도 막상 그 지점을 통과하다 보면 교통상황이 원활한 경우가 많다.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하는 교통정보와 특정 지점의 상태를 인식하는 소비자 사이의 괴리감이 클 때가 많다.
KBS 관계자는 "교통정보 자체의 정확성이나 경로 추천 노하우 등이 아직 부족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통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접목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교통상황 따라 최적경로 안내해 줘
천차만별 요금ㆍ서비스 지역은 한계
도로 정체구역 정보 정확도 높여야
한 주를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출근길.
가는 길마다 꽉 막힌 도로에 숨까지 막힌다.
일주일의 시작부터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나선 주말 가족 나들이 길.
산과 들에서 보낸 반나절의 행복한 기억도 돌아오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정체 때문에 잊혀지기 일쑤다.
"어디 해결책 없을까?" 이쯤 되면 누구나 대안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가 운전자들의 오랜 고민을 덜어줄 대안으로 등장했다.
단순히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까지 안내한다.
#DMB와 교통정보의 행복한 만남 '티펙(TPEG)'
대다수 운전자들은 라디오 방송의 교통정보에 귀를 기울인다.
목적지까지의 교통상황을 파악해 빠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라디오 교통정보는 자주 막히는 도심과 간선도로의 정보에 집중된다.
운전자가 원하는 교통정보를 충분히 얻기 힘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줄 대안이 맞춤형 실시간 교통정보다.
FM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MBC '아이오디오'를 비롯해 이동통신망 기반의 SK텔레콤 '네이트 드라이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기반의 교통안내 서비스 티펙(TPEG)까지 등장해 운전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DMB 사업자인 KBS,MBC,SBS,YTN 등이 앞다퉈 TPEG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방송사들은 무료 방송인 DMB의 사업적 한계를 부가서비스인 유료 TPEG으로 보충하기 위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출시된 DMB 단말기의 상당수가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할 정도다.
카포인트는 신제품 내비게이션 중 TPEG 겸용 제품의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7월9일부터 신제품 'V7 시즌2'를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에 판매한 결과 전체 3만5000대의 판매량 중 TPEG 겸용 제품이 2만5000대를 차지했다.
TPEG 제품이 전체 판매 비중의 70%까지 높아진 사례다.
실시간 교통안내 서비스를 기다린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10% 부족한 실시간 교통정보
교통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TPEG 단말기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한번쯤 실망한다.
정체 구간임에도 버젓이 초록색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원활하게 소통되는 구간인데도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TPEG이 추천한 경로로 우회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별반 차이가 없는 느낌이다.
실제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최근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 실시간 교통정보 단말기와 일반 내비게이션의 주행 시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암동→분당,분당→시청→목동,목동→종로→과천 경로를 주행한 3회의 테스트에서 도리어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한 단말기의 도착 시간이 1분 늦기도 했다.
물론 TPEG이 운행 시간을 단축시켰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SK에너지가 내비게이션 동호회와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는 16개 경로 중 12개 경로에서 TPEG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차만별 요금,서비스 지역 제한 등 문제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디딘 TPEG 서비스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사업자마다 요금체계가 달라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온다.
KBS와 MBC는 단말기 판매시 대당 7만~10만원 수준의 TPEG 요금을 일괄 부과한다.
YTN DMB는 정액 2만8600원(세금 포함)의 연간 요금을,SBS는 월 4000원,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월 3000원의 월정액 요금을 부과한다.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가 서비스 시작 전 요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앞으로 과금과 이용자 통제가 가능한 수신제한 시스템(CAS)을 이용해 요금 정책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DMB 방송을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이 수도권에 제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KBS가 전국방송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교통정보를 받을 수 없는 구간이 곳곳에 나타난다.
지방에서는 교통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데도 TPEG 요금을 부과한 채 판매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교통정보 정확성 높이는 게 관건
교통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수도권 교통정보는 센서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한 시험 차량이 특정 지점을 이동한 시간을 계산해 5분 간격으로 송출한다.
교통정보 사업자인 로티스는 1만5000여대,SK에너지는 1만1000여대의 시험 차량(프루브카)을 운용하고 있지만 수도권 전역의 도로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차량 숫자가 부족하다.
같은 교통정보를 제공받아도 업체 고유의 맵과 경로 추천 알고리듬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인 것도 문제다.
원활,정체,지체 등 도로 상황을 표시하는 기준이 업체마다 다르다.
정체라고 표시한 구간인데도 막상 그 지점을 통과하다 보면 교통상황이 원활한 경우가 많다.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하는 교통정보와 특정 지점의 상태를 인식하는 소비자 사이의 괴리감이 클 때가 많다.
KBS 관계자는 "교통정보 자체의 정확성이나 경로 추천 노하우 등이 아직 부족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통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접목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