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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전쟁' 시대…고객 신뢰땐 매출도 '쑥쑥'

TV,휴대폰,지하철,병원,식당,우체국,호텔,심지어 화장실에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는'서비스'가 숨어 있다.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은 직원들의 태도가 퉁명스러우면 발길을 돌린다.

서비스가 구매 요건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서비스는 더이상 먹고 마시고 노는 소비성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서비스 산업은 1990년 이후 모두 6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05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전체고용의 65.5%를 차지한다.

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56.3%를 점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010년에는 서비스산업이 한국 경제의 63.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의 소프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과거 제조업을 지원하는 '보조'산업에 머무르던 서비스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제조업은 기술혁신과 글로벌화에 따라 소프트화되면서 이제 서비스업이 제조업을 이끄는 전위산업으로 올라서고 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한국 경제의 체질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조만간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산업의 경쟁력을 이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점에서 서비스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의 기업 사례를 살펴보고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국 메인주 프리포트에 있는 통신판매업체 빈(L.L.Bean)은 서비스의 원천을 개발한 회사다.

미국의 한적한 지방 도시에 자리잡은 이 기업이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특한 서비스 정신과 서비스 프로세스 덕분이었다.

이 회사는 등산 낚시 캠핑 여행 등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한다.

이를 위해 연간 61개의 상품카탈로그를 미국을 비롯해 140개국에 배포하고 전화주문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2005년 이 회사는 전 세계 1450만명의 고객에게 상품을 공급해줬다.

빈이 정식으로 설립된 것은 1912년이지만 실제 창업주인 레온 빈이 개인 사업으로 시작한 것은 1895년으로 111년이나 됐다.

이 회사가 글로벌 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레온 빈이 제창한 서비스정신 덕분이었다.

그는 '빈의 황금비율'이란 서비스정신을 만들었다.

그의 말을 번역하면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이윤을 받고 판매하고,고객을 인간적으로 대하면 그 고객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빈의 서비스 철학은 '전화 받기'에서 출발한다.

이 회사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벨이 3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한다.

3번 울리기 전에 받지 못한 전화가 2%를 넘어서면 비상사태로 본다.

또 전화를 받았을 경우 20초 안에 담당자가 응답해야 한다.

더욱이 첫 대화가 끝나는 순간 고객요구의 90%를 해결해주는 게 목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회사는 12월 피크시즌에는 무려 4000명의 직원을 투입해 소비자들의 전화 상담에 응대한다.

빈의 가장 두드러진 서비스 전략은 '100% 보증(guarantee)'이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는 보증서가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상품에 하자가 없어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즉시 반환해준다.

이 회사는 고객서비스를 위한 7대 서비스 전략으로 △제품보증 △상품보유능력 △편리성 △주문충족시간 △소매서비스 △물류혁신 △시장이미지를 마련하고 이를 철저하게 체크,개선한다.

이 같은 서비스 활동으로 빈은 세계적인 통신판매업체로 부상했다.

서비스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견인차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도 그동안 무형으로 간주하던 서비스를 유형화된 품질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