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도 12개월째 하락…주택경기 침체 오래갈듯

미국의 7월 중 기존 주택 판매가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집값도 12개월째 하락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7월 중 기존 주택 판매가 575만채(연율 환산 기준)로 전달의 576만채보다 0.2% 감소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2002년 11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이로써 기존 주택 판매 실적은 지난 2월 669만채를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서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거래된 기존 주택의 중간 판매 가격도 23만200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0.6%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집값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존 주택의 재고 물량은 전달보다 5.1% 증가한 459만채에 달했다.

지난 7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를 소화하려면 9.6개월이 소요된다.

이 같은 재고 비율은 1991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 판매 실적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재고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주택경기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전망이다.

지난주 발표된 7월 중 신규 주택 판매 실적은 87만채로 예상보다 많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가 괜찮은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었다.

그러나 기존 주택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

NAR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지난 7월에 재고 물량이 매우 많아 수요 공급의 불일치가 심해졌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압류 증가가 재고 수준의 5~7%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압류 물건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옴에 따라 주택경기가 더욱 침체되고 있다는 의미다.

리먼 브러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탄 해리스도 "이 같은 판매 실적 감소세가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주택경기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