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는 '계륵'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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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IT주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의 관심이 살아나며 한때 주도주 복귀 가능성까지 점쳐지기도 했던 IT주들이 다시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버리기도 뭣하고 가져가기도 뭣한 '계륵' 신세에 처해 있다.
◆ 브레이크 걸린 낙관론
28일 IT주의 대장격인 삼성전자는 57만5000원으로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오랜 저항선이었던 60만원선을 뚫고 올라서며 힘을 받는 듯 하던 주가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에 힘없이 무너져 내린 후 또다시 지루한 박스권 흐름으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포스코가 업황 호조와 기관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연일 상승하면서 조만간 삼성전자 주가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그리 탐탁치 않다.
하이닉스도 마찬가지로 약세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상반기 IT업종의 체면을 살려줬던 LG필립스LCD와 LG전자, 삼성전기 등도 주춤주춤 밀려나길 반복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잘나가던 반도체 가격에 제동이 걸린데다 서브프라임 악재에서 불거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이들 IT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전날 분석 보고서에서 "메모리 현물가격이 예상외로 급락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D램가 상승 등을 배경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수익 감소 요인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뿐 아니라 LCD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소비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영업이익을 1조8480억원, 4분기 영업이익을 1조7630억원으로 추정했다.
CJ투자증권은 수급이 타이트함에도 불구하고 칩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그간 축적돼 있던 현물시장 내 유통재고가 소진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GB 용량의 PC가 출시된 점도 현물시장 내 업그레이드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
공급부족에 따른 부품가격 상승으로 PC 업체들의 마진이 낮아져 업체들이 D램 가격 상승을 수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증권사 송명섭 연구원은 따라서 D램 현물가격은 소폭 반등하겠지만,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며 낸드의 경우 보합 혹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미국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IT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IT주를 꾸준히 매수해온 기관들도 이같은 시각에 따라 IT주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
◆ 사야돼 말아야돼?
반도체 가격 전망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LCD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 가능성 등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추가 하락시 IT주를 매수해야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존재한다.
대우증권은 "상반기 나타났던 과도한 D램 공급 국면이 해소되고 있고, D램 가격 하락은 본격 수요를 앞둔 일부 채널재고의 현물시장 출회 때문"이라면서 "IT주들이 추가 하락할 경우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현물 가격보다 아직은 고정거래 가격이 높은 상황임을 지적.
반도체 업종이 워낙 사이클을 타는 특성이 있어 하반기 주도주로 나서진 못하겠지만,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란 점에서 마냥 외면해선 안된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진 이후 4분기까지도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
대신증권도 LCD 업황 분석 자료를 통해 LCD TV 성장 등을 배경으로 LCD 산업은 호황기로 접어들 것이라면서 LCD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내년 LCD 시장은 공급 부족이 전망되며 수요 측면에선 전년 대비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게 이 증권사의 판단이다.
반종욱 대신 연구원은 "LCD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표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LCD 패널 업체와 부품 업체들에 모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등도 하반기 이익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IT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굿모닝투자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추가 하락할 경우 이전에 사들였던 외국인과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나올수 있어 매매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영증권도 시장의 헤게모니는 여전히 기존 주도주들이 쥐고 있다면서 중국 수혜주와 증권주 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외국인과 기관들의 관심이 살아나며 한때 주도주 복귀 가능성까지 점쳐지기도 했던 IT주들이 다시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버리기도 뭣하고 가져가기도 뭣한 '계륵' 신세에 처해 있다.
◆ 브레이크 걸린 낙관론
28일 IT주의 대장격인 삼성전자는 57만5000원으로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오랜 저항선이었던 60만원선을 뚫고 올라서며 힘을 받는 듯 하던 주가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에 힘없이 무너져 내린 후 또다시 지루한 박스권 흐름으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포스코가 업황 호조와 기관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연일 상승하면서 조만간 삼성전자 주가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그리 탐탁치 않다.
하이닉스도 마찬가지로 약세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상반기 IT업종의 체면을 살려줬던 LG필립스LCD와 LG전자, 삼성전기 등도 주춤주춤 밀려나길 반복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잘나가던 반도체 가격에 제동이 걸린데다 서브프라임 악재에서 불거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이들 IT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전날 분석 보고서에서 "메모리 현물가격이 예상외로 급락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D램가 상승 등을 배경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수익 감소 요인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뿐 아니라 LCD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소비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영업이익을 1조8480억원, 4분기 영업이익을 1조7630억원으로 추정했다.
CJ투자증권은 수급이 타이트함에도 불구하고 칩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그간 축적돼 있던 현물시장 내 유통재고가 소진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GB 용량의 PC가 출시된 점도 현물시장 내 업그레이드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
공급부족에 따른 부품가격 상승으로 PC 업체들의 마진이 낮아져 업체들이 D램 가격 상승을 수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증권사 송명섭 연구원은 따라서 D램 현물가격은 소폭 반등하겠지만,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며 낸드의 경우 보합 혹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미국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IT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IT주를 꾸준히 매수해온 기관들도 이같은 시각에 따라 IT주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
◆ 사야돼 말아야돼?
반도체 가격 전망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LCD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 가능성 등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추가 하락시 IT주를 매수해야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존재한다.
대우증권은 "상반기 나타났던 과도한 D램 공급 국면이 해소되고 있고, D램 가격 하락은 본격 수요를 앞둔 일부 채널재고의 현물시장 출회 때문"이라면서 "IT주들이 추가 하락할 경우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현물 가격보다 아직은 고정거래 가격이 높은 상황임을 지적.
반도체 업종이 워낙 사이클을 타는 특성이 있어 하반기 주도주로 나서진 못하겠지만,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란 점에서 마냥 외면해선 안된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진 이후 4분기까지도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
대신증권도 LCD 업황 분석 자료를 통해 LCD TV 성장 등을 배경으로 LCD 산업은 호황기로 접어들 것이라면서 LCD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내년 LCD 시장은 공급 부족이 전망되며 수요 측면에선 전년 대비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게 이 증권사의 판단이다.
반종욱 대신 연구원은 "LCD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표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LCD 패널 업체와 부품 업체들에 모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등도 하반기 이익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IT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굿모닝투자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추가 하락할 경우 이전에 사들였던 외국인과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나올수 있어 매매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영증권도 시장의 헤게모니는 여전히 기존 주도주들이 쥐고 있다면서 중국 수혜주와 증권주 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