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종은 매출이 날씨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패션업계에선 낮 기온이 27도 아래로 떨어지고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면 신사복을 입는 사람이 60%가량 증가한다는 자체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백화점 MD는 "남성복의 기복이 심한 편인데 남자들은 패션 트렌드에 맞춰 소비하기보다는 눈이 와야 코트를 사는 식으로 날씨에 더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날씨는 곧 재고와 직결된다"며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만 있다면 손익 구조가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업체들의 고민은 급변동하고 있는 기상 상황을 제대로 예측해낼 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은 포털 사이트의 날씨 정보를 매일 체크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형 회사는 기상정보 제공 업체로부터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기도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FnC코오롱 관계자는 "2004년에 기상정보 서비스를 도입해 6개월 장기예보 및 과거 기상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활용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장기간 기상정보의 예측 정확도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크게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6개월 정도 시행하고 일찌감치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기획은 적어도 한 시즌 전에 이뤄져야 하는데 장기 기상정보 서비스의 정확도가 60% 이하로 나오는 게 태반이어서 낭패를 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 '빈폴 맨즈'의 경우 상품 기획 담당자가 3년째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기상 정보를 얻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일본 기상청에 들어가면 3개월 전후의 날씨가 나온다"며 "국내 기상청 자료와 병행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