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기후가 시장을 바꾼다] (上) 패션시장 지각변동‥ 모피ㆍ코트업계 "업종 바꿔야 하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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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어가면서 뚜렷한 '사계절 시계'에 맞추던 패션업체들의 생산·마케팅 방식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제일모직 FnC코오롱 진도F& 등 주요 패션업체들은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 생산 및 판매비중의 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다.
또 1년 365일을 1주일 단위로 쪼개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는 탄력적인 생산체제 구축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추동복·간절기 의류 급속 위축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정장의류 전체 판매 물량의 60%를 차지했던 추동 정장의 비율이 올해는 55%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상품 재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져 2~3년 내 추동정장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맨스타'를 생산하는 FnC코오롱 관계자는 "아열대성 기후가 지속되면 좀 더 얇은 소재의 정장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모피업계.한 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 겨울이 짧아지면서 백화점 모피 판매가 40%가량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30% 안팎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피의류 제조업체들은 전업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간절기 상품도 최근 1∼2년 사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 백화점 MD는 "8월 말쯤이면 가을 신상품이 매대를 대부분 점령했는데 요즘엔 여름·가을 상품이 엇비슷하게 진열돼 있다"고 말했다.
신원은 올 가을 신상품 생산량을 전년 대비 30%가량 축소했다.
FnC코오롱의 여성복 브랜드 '쿠아'는 올해 일명 '바바리 코트'로 불리는 트렌치 코트의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아열대성 기후 적응대책 봇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이 같은 변화에 패션업체들은 '스폿(spot)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기상정보 업체의 컨설팅을 받아 수년간의 날씨 데이터에 기초,여러 가지 날씨에 맞춰서 제품을 생산하는 '날씨 시나리오 기획'을 작년부터 실행에 옮기고 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인 '빈폴 레이디스'는 반응생산체제 계획에 따라 얇은 저지와 우븐 소재로 제작한 '듀엣 니트'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빈폴만 해도 신상품을 내놓을 때 각 매장에 두세 벌 정도 진열할 정도만 생산한다"며 "시장 반응을 봐서 그때 그때 생산량을 늘려가는 식"이라고 말했다.
형지어패럴의 경우 신상품 기획 주기를 1주일 단위까지 줄였다.
패션업체들은 또 저마다 소재와 디자인에 변화를 줌으로써 '길어진 여름'에 대응하고 있다.
LG패션 관계자는 "9월까지도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헤지스의 경우 면 100% 제품의 비중을 예년보다 10% 정도 높였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모피업체들도 "밍크 외에 스와가라(양털) 등 더 얇은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아'의 '버튼포인트 재킷'은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오가며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소매 안쪽을 겉감과 동일한 직물로 만든 게 특징으로 더울 땐 말아서 소매 바깥에 있는 버튼에 고정시키면 반소매 재킷을 연출할 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아열대성 기후의 특징은 고온다습하다는 것과 함께 날씨 변화가 극심하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극심한 날씨 변화로 패션업계에 빅 히트 상품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날씨가 급변하면 모델 수가 많아지는 대신 생산량은 줄어들게 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자연스레 정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단업체 관계자는 "여름이 길어지게 되면 색감과 광택이 좋은 혼방보다는 질감이 좋은 면 소재 옷들이 주류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안상미 기자 donghuip@hankyung.com
제일모직 FnC코오롱 진도F& 등 주요 패션업체들은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 생산 및 판매비중의 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다.
또 1년 365일을 1주일 단위로 쪼개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는 탄력적인 생산체제 구축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추동복·간절기 의류 급속 위축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정장의류 전체 판매 물량의 60%를 차지했던 추동 정장의 비율이 올해는 55%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상품 재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져 2~3년 내 추동정장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맨스타'를 생산하는 FnC코오롱 관계자는 "아열대성 기후가 지속되면 좀 더 얇은 소재의 정장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모피업계.한 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 겨울이 짧아지면서 백화점 모피 판매가 40%가량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30% 안팎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피의류 제조업체들은 전업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간절기 상품도 최근 1∼2년 사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 백화점 MD는 "8월 말쯤이면 가을 신상품이 매대를 대부분 점령했는데 요즘엔 여름·가을 상품이 엇비슷하게 진열돼 있다"고 말했다.
신원은 올 가을 신상품 생산량을 전년 대비 30%가량 축소했다.
FnC코오롱의 여성복 브랜드 '쿠아'는 올해 일명 '바바리 코트'로 불리는 트렌치 코트의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아열대성 기후 적응대책 봇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이 같은 변화에 패션업체들은 '스폿(spot)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기상정보 업체의 컨설팅을 받아 수년간의 날씨 데이터에 기초,여러 가지 날씨에 맞춰서 제품을 생산하는 '날씨 시나리오 기획'을 작년부터 실행에 옮기고 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인 '빈폴 레이디스'는 반응생산체제 계획에 따라 얇은 저지와 우븐 소재로 제작한 '듀엣 니트'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빈폴만 해도 신상품을 내놓을 때 각 매장에 두세 벌 정도 진열할 정도만 생산한다"며 "시장 반응을 봐서 그때 그때 생산량을 늘려가는 식"이라고 말했다.
형지어패럴의 경우 신상품 기획 주기를 1주일 단위까지 줄였다.
패션업체들은 또 저마다 소재와 디자인에 변화를 줌으로써 '길어진 여름'에 대응하고 있다.
LG패션 관계자는 "9월까지도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헤지스의 경우 면 100% 제품의 비중을 예년보다 10% 정도 높였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모피업체들도 "밍크 외에 스와가라(양털) 등 더 얇은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아'의 '버튼포인트 재킷'은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오가며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소매 안쪽을 겉감과 동일한 직물로 만든 게 특징으로 더울 땐 말아서 소매 바깥에 있는 버튼에 고정시키면 반소매 재킷을 연출할 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아열대성 기후의 특징은 고온다습하다는 것과 함께 날씨 변화가 극심하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극심한 날씨 변화로 패션업계에 빅 히트 상품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날씨가 급변하면 모델 수가 많아지는 대신 생산량은 줄어들게 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자연스레 정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단업체 관계자는 "여름이 길어지게 되면 색감과 광택이 좋은 혼방보다는 질감이 좋은 면 소재 옷들이 주류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안상미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