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27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쟁의발생 결의를 한 데 이어 30~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내달 3일께부터 파업(罷業)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노조 설립 이후 단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벌였고,올해도 이미 두 차례나 파업을 벌인 마당에 또 파업 수순을 밟고 있으니 참으로 낯 두껍다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현대차 노조는 지금 국민들의 시선이 어떠한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

파업 만능주의에 진저리를 치다 못해 분노의 단계에까지 이른 게 현실이다.

인터넷에 현대차 노조를 비난하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현대차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오늘의 현대차가 있는 것은 우리나라도 자동차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열망 아래 국산차를 애용해온 국민들의 적극적 뒷받침 덕분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런 국민들이 이제 현대차를 등지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국민 여론이나 지역주민들의 자제 호소에는 눈도 깜짝 않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국내시장은 수입차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대당 3000만원 안팎의 차량이 줄줄이 선보이면서 국산차의 가격 우위는 대부분 사라진 실정이다. 수입차 딜러들이 조만간 10%대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자신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發效)되면 이런 추세는 한층 가속화될 게 틀림없다. 그런데도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 채 제 발등만 찍고 있으니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 직원들은 지금도 국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대졸자 초임은 이미 도요타를 추월했고 미국 빅3에도 그리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현대차가 임금을 올리면 납품가격 인하로 이어지면서 그 부담이 협력업체와 그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게 현실 아닌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는 물론 협력업체와 그 직원들까지 멍들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현대차노조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남이야 어찌 되든 내 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식의 집단이기주의는 이제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현대차가 다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성장동력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