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치대 평판TV 시장을 잡기 위한 LCD와 PDP업계의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50인치대 LCD패널을 만드는 8세대 라인의 양산을 시작,아직까지는 PDP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50인치대 시장에 본격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하반기부터 50인치대 대형 평판TV를 지금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평판TV 업계의 주무대가 40인치대 시장에서 50인치대 시장으로 넘어간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LCD패널 합작사인 S-LCD는 28일 충남 탕정 공장에서 8세대 라인 양산 출하식을 가졌다.

50인치대 시장 공략에 대한 양사의 의지를 보여주듯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주바치 소니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8세대 라인은 2200×2500mm의 기판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LCD 패널 생산 라인이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이 라인 건설에 1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52인치는 6장,46인치는 8장의 LCD패널을 동시에 찍어낼 수 있다.

생산량은 원판 기준으로 월 5만장.이를 52인치 제품으로만 만들면 한 달에 30만대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전체 LCD업계의 50인치 이상 패널 출하량이 23만대였다"며 "이번 8세대 라인 양산 출하는 50인치대 평판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가 지난 6월 5.5세대(노트북용 패널) 투자를 과감히 포기하고 8세대 투자를 선언한 것도 50인치대 TV 시장 진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특히 8세대부터는 같은 규격의 유리기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LCD업계 전체의 제조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0인치대 시장을 LCD진영에 잠식당한 PDP업계도 50인치대 TV 시장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세계 2위 PDP 생산업체인 삼성SDI는 지난주 50인치 PDP모듈을 생산하는 울산 P4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라인에서는 42인치 패널도 생산할 수 있지만 당분간 50인치 전용으로 쓰면서 50인치대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 라인 가동으로 50인치대 제품 비중이 기존 34%에서 44%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특히 각종 신공법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LCD 진영과의 가격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싱글스캔 풀HD PDP가 대표적인 사례.기존에는 2개의 구동칩이 있어야 화면 구현이 가능했지만 이를 하나의 구동칩으로 줄여 재료비를 30%나 절감했다.

LG전자도 올해 25%에 불과한 50인치 PDP패널의 생산비중을 내년에는 40%대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구미 A2공장을 50인치 PDP 전용 생산라인으로 운영，생산량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주로 42인치를 생산하는 A3라인에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50인치 이상 제품의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구미 PDP 공장의 가동률이 94%로 급등한 건 50인치 시장은 아직 PDP업계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50인치 이상 평판TV 수요는 올해 672만대에서 내년 891만대，2009년 1122만대 등으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