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풍부한 언어로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해 온 이해인 수녀가 "수도공동체 안에서 40여년 동안 수도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정말 그 분(신)이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이해인 수녀는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이석우입니다'를 통해 "수도자는 누구나 어둠을 체험한다"면서 "나 자신의 한계,하느님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거나 동료들과의 관계가 힘들 때 '정말 그 분이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성인들의 고백록 등을 읽으며 이지적으로 그런 문제를 헤쳐나가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 자신이 모태 신앙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세례를 받았고 그런 것들이 걸림돌이 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모든 것을 섭리로 받아 안으면서 신앙도 나무처럼 자라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테레사 수녀가 50여년간 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를 품었고 이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을 고백한 편지를 책으로 출간한다는 것과 관련해 그는 "믿음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위기 상황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4년 1주일 정도 사랑의선교 수녀회에 머물며 테레사 수녀를 세 번가량 만나 신앙과 수도 생활,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 등에 회의나 불안,시련 같은 것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